황토빛 에로티시즘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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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림 화백(1916~1985년)과 일본 무나카타 시코(1903~1975년)의 작품에는 여성 누드가 자주 등장한다.때로는 여신의 모습으로,때로는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와 효녀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모두 에로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 화단의 목가적 서정주의를 대변한 최 화백과 그의 일본 유학시절 스승인 무나카타의 에로티시즘 세계를 감상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서울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최영림-무나카타 시코'전에는 이들의 유화,판화,드로잉 등 120여점이 걸렸다.초기 유화부터 목판화 및 육필화(붓을 세워 그린 그림)까지 대표작들을 다 모은 것.최 화백의 화풍 형성 및 전개과정(흑색시대-황토색시대-설화시대)과 일본 특유의 장식미를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무나카타의 예술세계를 동시에 조명할 수 있는 기회다.
이들은 화면에 전통 설화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벌거벗은 여성 이미지로 에로틱한 미감을 살려낸 공통점을 갖고 있다.다만 최 화백이 토속적인 민담과 설화에 한국적 해학을 가미한 '건강한 에로티시즘'을 구현했다면 무나카타는 장식적이고 '화려한 에로티시즘'을 추구했다.
최 화백의 1962~1968년작 '꽃바람'은 벌거벗은 여성의 몸을 따뜻한 황토색으로 그려낸 작품.화면 전체에 흩날리는 꽃잎 때문에 율동감까지 느껴진다.색시를 힐끗힐끗 훔쳐보는 새신랑과 수줍어하는 신부의 혼사 장면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경사날',남녀의 뜨거운 사랑을 그린 '포도밭 사연'에서도 격조 높은 에로티시즘이 엿보인다.
무나카타의 1966년작 '길상대변재천왕비존상도'는 일본 여인을 화려하게 그린 작품.의복 부분에 섬세한 점묘가 금채로 표현돼 있어 장식전인 분위기를 자아낸다.3월30일까지.(02)2022-06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 화단의 목가적 서정주의를 대변한 최 화백과 그의 일본 유학시절 스승인 무나카타의 에로티시즘 세계를 감상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서울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최영림-무나카타 시코'전에는 이들의 유화,판화,드로잉 등 120여점이 걸렸다.초기 유화부터 목판화 및 육필화(붓을 세워 그린 그림)까지 대표작들을 다 모은 것.최 화백의 화풍 형성 및 전개과정(흑색시대-황토색시대-설화시대)과 일본 특유의 장식미를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무나카타의 예술세계를 동시에 조명할 수 있는 기회다.
이들은 화면에 전통 설화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벌거벗은 여성 이미지로 에로틱한 미감을 살려낸 공통점을 갖고 있다.다만 최 화백이 토속적인 민담과 설화에 한국적 해학을 가미한 '건강한 에로티시즘'을 구현했다면 무나카타는 장식적이고 '화려한 에로티시즘'을 추구했다.
최 화백의 1962~1968년작 '꽃바람'은 벌거벗은 여성의 몸을 따뜻한 황토색으로 그려낸 작품.화면 전체에 흩날리는 꽃잎 때문에 율동감까지 느껴진다.색시를 힐끗힐끗 훔쳐보는 새신랑과 수줍어하는 신부의 혼사 장면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경사날',남녀의 뜨거운 사랑을 그린 '포도밭 사연'에서도 격조 높은 에로티시즘이 엿보인다.
무나카타의 1966년작 '길상대변재천왕비존상도'는 일본 여인을 화려하게 그린 작품.의복 부분에 섬세한 점묘가 금채로 표현돼 있어 장식전인 분위기를 자아낸다.3월30일까지.(02)2022-06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