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어제 그의 임기중 마지막 연두교서 발표를 통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비준(批准)해 줄 것을 의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한ㆍ미 FTA가 지난 15년간 미국이 체결한 것 가운데 가장 의미있는 FTA라면서,우리 측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문제로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의회 비준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가 어제 FTA 조기비준 대책회의를 갖고 비준 지지여론 확산을 위해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한편,경제단체별로 국회의원들을 만나 2월 임시국회 비준동의안 처리를 적극 설득해 나가기로 했다.

한ㆍ미 FTA 비준이 국회에서 발목 잡혀 자꾸만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사실 이미 지난해 9월 국회에 넘어간 비준동의안이 아직 심의에도 착수하지 못한 채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통합신당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어 임시국회 처리도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 양쪽의 향후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FTA가 조기에 비준되지 않을 경우 상황이 매우 복잡해지게 된다.

특히 쇠고기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국 의회의 분위기로 보아 3월 이전 행정부의 비준동의안 제출,7월 이전 의회 처리를 낙관하기 어렵고,11월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한ㆍ미 FTA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임시국회에서 비준을 마쳐 미국 의회의 비준을 이끌어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자 다급한 현안인 이유다.

FTA 비준 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대해선 더 말할 것도 없다.대외 신인도(信認度)가 떨어지고 글로벌 시대에 개방통상국가를 지향하는 경제운용의 기본 구도까지 흔들리게 될 것임은 물론이다.

그런만큼 시간을 끌면 오히려 우리가 더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자칫 국회가 FTA 비준을 발목잡아 미국시장에서 경쟁국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우(愚)를 범해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FTA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한시가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