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 언제나…] 신당, 당론도 못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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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함에 따라 앞으로 우리 국회의 처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ㆍ미 FTA 비준 동의안은 지난해 9월 국회에 넘어왔지만 여야 합의가 안 돼 현재 소관 상임위인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한 상태다.
현재 처리 시기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2월 임시국회에서의 통과 전망은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신당 내에서는 '총선 이후 처리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비준 동의안은 18대 국회 원(院) 구성이 이뤄지는 6월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내 1당인 신당은 겉으로는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는 원칙을 표명하면서도 아직까지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농업 등 피해 분야에 대한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하고,미국 의회와 비준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처리에 소극적이다.
'새로운 진보'로의 노선 수정을 추진 중인 손학규 대표는 "한ㆍ미 FTA 비준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에 백번 공감한다"며 조속한 비준에 긍정적이었지만 당내 개혁 성향 의원들로부터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한발짝 물러난 상태다.
손 대표는 특히 "현실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위기의식이 뻔한데 의원들에게 찬성 도장을 찍으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새 정부도 확고한 의식을 안 갖고 있는 만큼 의원들 및 새 정부와 더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밝혀 '2월 국회 처리 불가'를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당내 농촌 지역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주문대로 2월 임시국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ㆍ미 FTA가 정치적으로 휘발성이 강한 사안인 만큼 어떻게든 이번 정부에서 매듭짓고 새 정부가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출발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나라당은 29일 한ㆍ미 FTA에 대한 신당의 무대응을 비판하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ㆍ미 FTA 비준 동의안 상정을 위해 통일외교통상위 간사를 포함해 한나라당 위원들이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신당은 말로는 찬성한다고 해놓고 통외통위에서는 비준안 상정을 남북경협과 연계하면서 반대하고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당 지도부 누군가가 상정하지 말라니까 안 되는 것 아니냐.김효석 원내대표는 이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심재철 원내 수석부대표도 "미국의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FTA 비준을 빨리 서둘러야 한다"면서 "우리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