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건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현대건설의 기업가치와 현대그룹과의 시너지 등 경제논리로만 접근해 내린 결론일 뿐이다."

김성만 현대상선 신임 사장이 현대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사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그룹의 사업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현대건설은 꼭 필요한 기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일각에선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인수해야 현대가(家)의 정통성을 이어받는다'는 이유에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해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예상되는 대표적인 시너지 효과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을 꼽았다.

앞으로 현대아산이 본격적인 북한 개발사업에 들어갈 때 각종 건설공사를 현대건설이 담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사장은 "처음 현대건설 인수를 검토할 때와 비교하면 주가가 크게 상승해 쉽지만은 않은 상태"라며 "그러나 현대상선이 인수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낼 필요는 없는 만큼 재무적 투자자(FI)만 잘 확보하면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유리 부회장 출신인 김 사장은 현대상선 사장으로 전격 발탁된 배경에 대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먼 사돈 관계란 이유에서 선임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정도경영을 통해 현대상선을 세계 굴지의 해운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장인인 김성두씨(전 대한화재보험 사장)의 동생이란 점이 발탁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