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지난해 판매한 자동차는 전 세계 180여개국에 걸쳐 396만7000대에 달했다.

자동차 수요가 있는 곳에는 어디나 진출했다는 얘기다.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총 480만5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유럽 인도 중국 터키에선 직접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으며,러시아 브라질 등에도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선 현대.기아차의 모습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최근 들어 외형뿐 아니라 기업 체질에서도 확실한 '글로벌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두는 부분은 우수한 글로벌 인재의 확보다.

자동차 산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세계 각지의 경제.사회.문화적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필수적이다.

해외 현지 시장의 트렌드를 꿰뚫으면서 현지 문화를 뿌리깊이 이해하는 인재를 채용.육성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MIT 스탠퍼드 UC버클리 조지아공대 등 미국 주요 대학과 아헨공대(독일) 케임브리지대(영국) 옥스퍼드대(영국) 등 유럽 명문대를 중심으로 수시로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새로 뽑는 해외 인력만 100명 안팎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내부 인력을 글로벌 우수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임직원 스스로 글로벌 전문지식을 갖춘 고급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특성화 교육을 진행 중이다.

2006년 기준 현대차의 임직원 1인당 평균 교육시간은 65시간에 달했으며,일반관리직과 연구직의 경우 100시간 이상 교육을 받았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판매법인에 현지인 최고경영자(CEO)를 채용하는 것도 현대.기아차의 특징이다.

또 해외 연구개발센터에는 현지 외국인이 절대 다수다.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에 걸쳐 5000여명의 딜러망과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품질상황실을 통해 지구촌 모든 지역의 품질 및 정비 문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관리하고 있다.

딜러 정비업체에서 품질 문제를 발견하면 대리점이 이를 글로벌 품질상황실로 통보하고,이를 국가별로 분류한 뒤 즉각 유관 부서로 통보하는 방식이다.

통합 분석을 통해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이 신속하게 처리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는 이와 함께 최근 온라인 영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국내외 커뮤니케이션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

해외 생산 및 판매 급증으로 글로벌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과거와 달리 신속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2003년 처음 도입한 영상회의 시스템은 메신저 기능과 1 대 1 영상통화,다자간 영상회의 기능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화상회의는 주로 △본사와 해외 사업장 사이의 주요 현안을 점검하는 정기 및 수시회의 △경영진 간 수시 대면 의사소통 △지방 및 해외 사업장 간 업무 협의 △그룹사 간 원격 업무협의 등에 이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또 미국 전역에서 'think about it(생각해 보세요)'이란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개별 제품을 선전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케 하는 질문들을 고객들에게 던지며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는 것.일례로 '자동차가 컵홀더 대신 더 많은 에어백을 가지면 안 되나요?'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자동차의 진정한 가치와 품질을 제공하는 카 메이커가 현대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서 기업 이미지 광고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 유럽에선 적극적인 신제품 광고로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