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은 최근까지 전형적인 내수기업이었다.

매출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거둬들였다.

그러나 작년부터 브라질 고로(高爐)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사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다.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새해 인사를 통해 "글로벌 핵심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고 올해 경영 방침으로는 '역동적 글로벌 동국제강'을 내세웠다.

하지만 글로벌 도약을 위한 동국제강의 준비는 이전부터 착실히 진행돼 왔다.

'해외 주재원 풀(Pool)' 제도가 대표적인 케이스.이 제도는 해외 지사 발령 때 실무에 즉시 투입이 가능하도록 임직원들의 글로벌 업무능력을 미리미리 육성하는 게 골자다.

동국제강은 매년 30명 정도를 선발해 예비 해외 주재원으로 양성한다.

해외 주재원 풀에 뽑힌 사원들에게는 맞춤형 사내 어학강의를 제공하고 별도의 학원비와 관련 국가의 문화서적 구입비를 적극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해당 국가별 문화체험을 위한 연수프로그램도 시행한다.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어느 기업보다 일찍 시작됐다.

1990년부터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별로 2~3명씩 직원을 선발해 6개월에서 1년씩 해외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의 최우선 과제가 임직원들의 어학능력 향상이라고 판단,'외국어 자격제'도 시행하고 있다.

승진 심사에 일정 수준의 외국어 점수를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년 외국어 테스트를 실시해 우수성적자에게는 표창과 상금도 지급한다.

특히 말하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3년부터 일찌감치 토익 스피킹 테스트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일본어 구술시험도 시행할 계획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도 어학에 중점을 둔다.

공인된 영어성적은 기본이고 면접 때 영어인터뷰를 실시,어학이 우수한 인재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최근에는 외국인이나 해외동포를 채용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작년 신입사원 공채에서는 미국 국적을 가진 엔지니어를 뽑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또 수년 내에 100명 이상의 MBA급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매년 30명가량의 우수 사원을 선발해 국내외 MBA 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영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작업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상시 경영혁신 시스템을 가동,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끄덕없는 체질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모든 제품의 납기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모든 자원을 '글로벌'과 '고객'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결집시킨다는 복안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인 브라질 고로 사업이 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글로벌 인재와 글로벌 경영시스템을 발판으로 올해를 세계 정상의 철강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