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아이(대표 노승민)가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의 중국 다롄 공장에 미국과 일본 유럽업체들을 제치고 반도체 전(前) 공정 핵심장비인 화학약품중앙공급시스템(CCSS)을 공급한다.

반도체ㆍ액정표시장치(LCD) 장비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인텔이 중국 다롄에 총 60억달러 를 투자해 20만평 규모로 건설하는 반도체공장의 1단계 CCSS를 1150만달러(약 106억원)에 일괄 수주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30일 발표했다.

노승민 대표는 "전통적으로 유럽 미국 등 서구 업체들의 장비를 사용해온 인텔에 한국 업체가 반도체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에스티아이는 미국 에어프로듀스,프랑스 에어리퀴드 키네틱스,영국 BOC,일본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과 약 7개월에 걸쳐 치열한 수주전을 벌인 끝에 이번 계약을 따냈다.

에스티아이 임달혁 상무는 "1년6개월 전부터 프로젝트팀을 가동해 중국 공장에 가장 적합한 제품군을 구성하고 시스템을 설계해 제안서를 냈다"며 "경쟁업체들에 비해 국제적인 신인도 등에서는 불리했지만 가격경쟁력 등에서 앞서 수주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유럽업체들이 처음보다 가격을 크게 낮춰 제시해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으나 인텔 측에서 에스티아이가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에 장비를 공급해온 실적과 품질 등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급하는 CCSS는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나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의 가공에 필요한 화학약품을 중앙제어시스템을 통해 공급해주는 설비다.

에스티아이는 이 장비를 1998년 처음으로 국산화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CD 등에 공급해 왔으며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2005년부터 중국과 대만에 지사를 운영하고 현지 생산하면서 중국 센추리,대만 인포비전 옵토일렉트로닉스 CPT 등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에스티아이는 이번 계약에 따라 인텔의 중국 다롄 공장 건설을 위임받은 독일 '엠플러스더블유잰더(M+W Zander)'사에 오는 4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장비를 공급한다.

또 1단계 공장에 이어 2010년까지 발주될 예정인 2단계와 3단계 공장의 CCSS 수주도 확실시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노승민 대표는 "해외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에 CCSS를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텔 수주로 인해 높아진 국제적 신인도를 바탕으로 전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