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 포럼]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에게 듣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결국 '워커 프렌들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3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와 교육 개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공 위원장은 자유토론에서 규제개혁과 노사관계,차기 성장동력 발굴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제도 정비가 실질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대통령의 임기가 5년밖에 되지 않아 민주주의 정치의 특성상 조급해질 수 있다.
제도도 잘 다지고 경제 실적도 피부에 와닿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
▲사공일 위원장=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규제개혁이라고 본다.
모든 규제에 대해 다시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의 의지와 추진력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상당 부분으로 금년에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통령 산하의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투자나 경쟁력 향상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의제로 올리면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프로세스를 만들겠다.
이 과정에서 분위기가 살아나면 생산성과 투자가 늘어나 금방 (경제성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김광두 교수=공정거래 제도가 기업 투명성 차원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기업에 지나치게 혜택을 주는 이미지가 있다.중소기업과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축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사공 위원장=글로벌화가 돼 (업종 간의) 칸막이가 없어진 상황에서 반독점 문제를 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
상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따지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대기업의) 덩치가 크다는 것도 글로벌한 시각으로 봐야 한다.
사업 과정에서 불공정한 부분은 사후적인 규제를 가해야겠지만 공정거래 제도에서 재벌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현재 공정거래 제도는 달라져야 할 부분이 많으며 시각을 바꾸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근 서울대 교수=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관건은 노사관계이며 그중에서도 노동시장 유연화다.
그런데 사회안전망이 불안하다 보니 해고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
▲사공 위원장=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ㆍ기업 친화)한 정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워커 프렌들리(worker-friendlyㆍ노동자 친화)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없애겠다는 것이므로 워커 프렌들리한 것이다.
비즈니스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결국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김광두 교수=민주노총이 이명박 당선인과의 면담 무산을 선전포고로 본다고 한다.
당선인은 법질서를 지키겠다는 자세를 취했는데 처음에는 세게 나가다 시끄러워지면 적절하게 양보해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사공 위원장=일자리가 없어지면 노조도 설 자리가 없고,일자리 창출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노조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노조 결성률이 10% 정도라 90%의 근로자는 노조원이 아니다.
이 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닌가.
노조도 근로자들을 위해 좀 더 대국적으로 협조하고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
당선인은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노조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김중웅 현대증권 회장=우리나라가 선진화하려면 제2의 성장원천을 찾아야 할 텐데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금융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공 위원장=산업이 발전하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듯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금융도 그 대상 중 하나다.
최근에 런던을 세계적인 금융 허브로 만든 사람을 만났으며,규제개혁의 가장 큰 대상 중 하나가 금융이다.
보건ㆍ의료도 제대로 산업화가 되고 있지 않지만 연구개발 속도에 따라 갈 길이 많다.
교육 분야에서도 대한민국이 교육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전부터 주장했고 지금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정부가 나서서 성장동력을 발굴하기보다는 여건을 만들어 시장이 알아서 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이것 저것 하라고 이야기하기보다 시장이 할 수 있도록 마당과 여건을 만들어주면 된다.
▲현오석 무역연구원장=세계가 글로벌화하고 있는 데 반해 사람들의 인식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제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과 행태를 바꾸는 데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공 위원장=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흔히 아시아에는 대변인이 없다고 하지 않나.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 등에서 낫다.
우리는 산업화를 이룩한 경험이 있고,외환위기에 처했다가 빠져 나온 경험이 있다.
다른 나라가 취할 것이 많고 국제회의에 가서 큰소리 칠 일도 많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모두 있으니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정리=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