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KTF '쇼'와 같은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3세대 이동통신에서 진화한 '롱텀에볼루션(LTE)'이라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LTE는 노키아 등 유럽 진영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이 먼저 응용기술을 개발,상용화 직전단계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30일 삼성전자 KTF와 함께 개발한 기지국과 안테나 단말기 등 LTE 시스템 시제품을 선보이고 대덕 연구원 일대에서 이동 중 영상통화 등을 시연했다.

지난해 12월 노키아가 독일 뮤닉연구소에서 LTE 기술을 시연했고 에릭슨 NEC 알카텔-루슨트 등이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시제품 단계까지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ETRI가 개발한 LTE는 시속 3㎞ 이동 시 전송속도가 초당 100메가비트(Mbps)를 기록했다.최고속도가 14.4Mbps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ㆍ현행 3세대 이동통신)보다 7배 빠르다.

모의주행실험에서는 시속 120㎞일 때 20Mbps 성능을 냈다.

KTF는 내년 말께 기존 3세대 서비스에 이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LTE가 4세대 서비스로 상용화되는 시점은 2011년께로 예상되고 있다.

시연회에서 ETRI는 007가방 크기의 단말기 모뎀과 노트북PC,대형 TV를 탑재한 차량으로 연구원 안팎을 시속 30~60㎞로 운행했다.이동 중에 TV와 영화,영상통화 등을 시연했는데 전송속도는 17~20Mbps였다.

접속점을 A기지국에서 B기지국으로 매끄럽게 바꿔 연결하는 핸드오버의 경우 갑작스런 눈바람으로 데이터 손실이 발생했지만 핵심 기능 시연에는 성공했다.

ETRI의 LTE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는 국책과제로 정보통신부와 삼성전자 KTF 등이 3년 동안 450억원을 투자했다.ETRI는 이 기술과 관련,그동안 3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김영진 ETRI 무선액세스연구그룹장은 "와이브로가 중저속 이동 때 적합한 차세대 기술이라면 LTE는 고속전철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고속 이동통신 기술"이라며 "LTE 기술을 우리 손으로 개발함에 따라 로열티를 내지 않고도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를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