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공공기관에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고 있는 101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서 기관장 및 감사들이 무더기로 임기 만료를 맞는 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사표를 던지는 기관장과 감사들이 적지 않아 규모도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본지 1월30일자 A1,5면 참조

30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임기가 만료되는 101개 공기업(24개).준정부기관(77개)의 기관장과 감사는 각각 26명과 12명으로 총 38명이다.

여기에 임기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나 오는 4월 있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미리 사표를 낸 기관장.감사까지 합하면 물갈이 대상은 대략 50명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인사 대상은 코레일과 한국마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다.

코레일의 경우 사장과 감사가 모두 총선출마를 위해 미리 사표를 낸 상태다.

이철 전 사장은 임기가 6월28일이었으나 지난 21일 사표를 냈고,안호성 감사도 임기를 1년여 남겨놓고 자리를 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재용 이사장도 아직 사표를 쓰지는 않았으나,이번 총선에서 대구 중.남구에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물갈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사회는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우재 전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오는 4월20일 임기를 맞게 돼 있어 총선 출마여부와 관계없이 곧 교체될 전망이다.

이 밖에 건설교통부 관료 출신의 박성표 대한주택보증 사장도 3월24일 임기만료일을 남겨두고 경남 밀양.창녕에서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던졌다.

기획처 관계자는 "이들 공공기관 인사는 대부분 전문성과 관계없이 정치권에서 낙하산을 타고 왔다가 정치계절을 맞아 다시 떠나는 케이스"라며 "이들에 대한 후임인사를 어떻게 단행하느냐가 향후 새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작업 과정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공기업 인사시 해당분야에 대한 경력이나 전문성이 없는 정치권.군 출신 인사는 쓰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데,과연 '말 뿐이었던' 참여정부와 차별화가 될지 관심이라는 것.

이들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는 오는 4~5월께 일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상반기에 대통령이 임명해야 할 공공기관 자리가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임기가 돌아올 때마다 교체하기보다는 새롭게 전문가 위주로 인력 풀(pool)을 구성한 후 4~5월께 한꺼번에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 당선인은 최근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이익을 많이 내야 하는 기관에는 전문경영인 출신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관에는 해당분야 전문가 △변화(개혁)가 필요한 기관에는 전문성을 겸비한 외부인사를 임명한다는 이른바 '적재적소 3대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