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긴축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미국 대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고용 동결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긴축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기업들은 사실상 경기 둔화를 인정하고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올해 미국 경제의 성장 전망치를 당초보다 0.4%포인트 낮은 1.5%로 조정해 발표하면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매는 분위기다.

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 사장은 "올해는 경기침체와 고유가,신용경색 등으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미 작년 7월부터 자본지출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건설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의 짐 오웬스 사장도 "미국 경제성장이 빈혈 증세를 나타낼 수도 있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뉴욕시립대 바루크 칼리지와 미국 내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모임인 '파이낸셜 이그제큐티브 인터내셔널(FEI)'이 최근 벌인 CFO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기업의 비관적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작년 4분기 미국 내 기업 CFO의 '경기전망지수'는 설문이 시작된 2004년 6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미국의 한 경영컨설팅사 관계자는 "최근 몇 달 동안 경기불황에 대비하는 경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미국 내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대부분 기업들이 경기침체에 대비해 비용을 줄이고 신규 채용을 동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상당수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과 달러화 약세를 활용해 내수 시장 침체를 돌파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