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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월세 사는 해커 '본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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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해.공군 전력뿐 아니라 해킹에 관해서도 미국은 세계 최강이었다.

    하지만 2001년 9.11테러 이후 중동과의 물리적 전쟁에만 몰두하면서 미국이 느슨해지는 사이 중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해킹 국가로 등장했다.

    펜타곤 해킹은 그 시작일 뿐이다."

    국가정보원에서 암호해독 분야를 개척하다시피 했다는 한 간부의 말이다.

    그는 기자가 '사이버 냉전' 기획기사(1월28~30일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자 "아무도 몰라서 그렇지 몇년 전부터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 웬 뒷북이냐"며 농담도 했다.

    국정원은 '1.25 인터넷 대란' 이듬해인 2004년 2월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를 설립했다.

    센터가 초기에 망을 연동한 공공기관은 150여개에 불과했다.

    지금은 1850개로 늘어나 대부분 기관이 포함됐다.

    하지만 기관 하나를 추가하기 위해 많게는 50번의 발품을 팔아야 했다.

    NCSC 직원들은 이름과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파고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면서 '선글라스맨'이 아닌 '세일즈맨'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중앙정보부와 안전기획부의 감시를 떠올리며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는 공무원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웠다는 건 짐작하고도 남는다.

    정보보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공무원들의 인식부족은 공공기관 시스템 부실과 정보보호 인력 도태로 이어지고 있다.

    사이버 공격을 하는 것도 막는 것도 모두 고급 소프트웨어(SW) 인력이 담당한다.

    하지만 공공기관 SW 납품 과정에서는 이리저리 가격이 깎여 SW기업이 손에 쥐는 것은 거의 없다.

    현재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도 정보보호 등 SW분야는 사방으로 쪼개질 처지에 놓였다.

    보안업체에 다니는 한 해커는 항상 야근을 하기 때문에 밤에는 통화가 안 된다.

    이튿날 오전 어렵게 통화를 할 때는 어김없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와 멋쩍게 웃곤 한다.

    그는 고교 때부터 해킹을 시작한 20년차로 해커세계에서는 '본좌'로 통한다.

    하지만 아직도 월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사이버 냉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해성 IT부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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