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탈락대학ㆍ인가대학 모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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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교육위원회가 확정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의 명단과 정원이 공개된 30일 대학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로스쿨 인가를 받는 데 실패한 대학들은 "교수 충원과 시설 확충에 막대한 비용을 썼는데 이제 어떻게 하느냐.다분히 정치적으로 인가대학과 정원이 결정된 만큼 법적 소송을 벌여서라도 로스쿨 인가를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스쿨 인가를 받은 대학들은 "일단 다행이라면서도 신청 정원에 한참 못 미치는 정원을 배당받았다"면서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한 대학과 실패한 대학이 한목소리로 로스쿨 인가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로스쿨 인가와 관련된 후폭풍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교수가 학생보다 많은 곳도"
인가에 성공한 대학들은 "생각보다 정원이 적어 어떻게 학교를 운영해야 할지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원이 적으면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120명을 배정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홍복기 연세대 법대학장은 "정부의 로스쿨 설계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며 "각 대학들의 규모에 맞게 정원을 배정하지 않고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안배도 문제지만 국립대에 특혜를 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부는 몰라도 전문대학원을 정부가 국립대 우선으로 배정한 것은 불공평하다는 뜻이다.
홍 학장은 "법조인이 특혜라는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정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로스쿨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00명의 정원을 확보한 김문현 이화여대 법대학장 역시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함량이 떨어지는 지방대들이 정원을 많이 배정받는 바람에 서울지역 대학들이 역차별을 받았다"며 "150명의 정원을 받아도 적자가 나는 상황인데 어떻게 학교를 운영할지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40명의 정원을 배정받은 학교들도 "교수가 학생보다 많은 상황"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40명을 배정받은 오병선 서강대 법과대 학장은 "정원 40명은 로스쿨을 운영하지 말라는 의미다.
인가를 받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김영철 건국대 법대 학장은 "로스쿨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40명의 정원이 불만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옳고 그름 가르자"
로스쿨을 아예 배정받지 못한 학교들은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원을 아예 배정받지 못한 단국대 김석현 법대학장은 "결과가 확정되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쿨 인가에 실패한 대학들과 시민단체는 이미 본격적인 소송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올바른 로스쿨을 위한 시민ㆍ인권ㆍ노동ㆍ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 법과대학장들을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침을 공개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대상으로 회의록 및 심사자료에 대한 폐기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로스쿨 인가 집행 가처분 신청을 준비할 예정이다.
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지의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비합리적인 이유로 로스쿨 인가를 하지 않는 바람에 교수 스카우트 비용,로스쿨 시설 건축비용 등을 날렸다는 뜻이다.
이창수 비대위 위원장은 "메이저 대학과 마이너 대학의 정원이 세 배 이상 차이나는 데 대한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전남대는 국공립대라는 이유로 120명을 배정받은 반면 인가 기준을 충족시킨 조선대는 한 명도 받지 못한 것이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송형석/성선화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