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는 요즘 재계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그룹이다.

국내 최대 건설업체인 대우건설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큰 육상 물류기업인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며 순식간에 재계 서열 7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단순히 몸집만 불어난 게 아니다.

중동 베트남 등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우건설과 리비아 최대 역사인 대수로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대한통운의 합류로 사업 무대도 '5대양 6대주'로 확대됐다.

전세계가 금호아시아나의 활동 무대가 된 만큼 경영 시스템을 이에 걸맞게 바꾸는 건 당연한 일.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 전략경영본부'를 신설한 것이다.

그룹 소속인 현지 전략경영본부는 본사 전략경영본부의 지시를 받아 각 지역에 진출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의 사업을 조율한다.

아울러 부문 간 협력과 경쟁을 유도하며 그룹 전체의 경영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는 점을 감안해 주요 거점 지역에 '현지 컨트롤 타워'를 세운 것"이라며 "계열사들의 사업을 통일된 기준으로 관리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금호아시아나의 변신은 이 같은 조직 개편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글로벌 인재부터 키워야 한다'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인재 육성 및 발굴에 그룹의 역량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내외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이수한 '경영 전문가 육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호아시아나는 1990년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와 함께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을 개설,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경영 전문가를 키워냈다.

또 대리~차장급 직원이 해외 명문 MBA에 합격할 경우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물론 해외 MBA 이수자를 스카우트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금호아시아나의 최대 해외 사업장인 중국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미국 기업이 강한 이유는 다양한 인종이 섞여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란 게 박 회장의 생각"이라며 "머지 않은 시기에 해외에서 현지 채용한 인력이 본사 임원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최근 들어 해외에서의 사회봉사 활동을 늘리는 것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일환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작년 12월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법인 가운데 최초로 장학문화재단을 설립,매년 200여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키로 했다.

중국에서는 현지 한국 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동시에 '중국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