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호' 무기력한 경기 펼치며 칠레에 0-1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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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칠레와의 친선경기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후반 9분 곤살로 피에로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허정무 감독은 정조국, 염기훈을 투톱에 놓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관우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중원에 김남일, 황지수가 뒤를 받쳤다.
좌우 날개로는 김치우, 조원희가 배치됐다.
스리백(3-back) 라인은 조성환, 조용형, 곽태휘가 맡았다.
수문장은 6년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김병지가 맡았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염기훈이 날카롭게 문전을 파고들어 칠레 골키퍼 미구엘 핀토가 맞서는 상황을 연출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전반 45분 이관우가 프리킥을 찰 때까지 허정무호 태극전사들은 단 한 차례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반면 좌우 측면 공간을 번번이 내주면서 칠레의 매서운 공세에 시달렸다.
정조국이 전반 32분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조진수가 투입된 허정무호는 좀처럼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했다.
전반 45분 이관우가 프리킥 기회를 잡았지만 힘없는 슈팅으로 찬스를 날렸다.
후반 박원재, 황재원 등을 투입해 포백으로 바꾼 허정무호는 초반 김치우, 염기훈이 잇따라 슈팅을 때리면서 좀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내 실점하고 말았다.
후반 9분 미드필드진에서 로빙 스루패스가 날라오자 수비수들이 허둥댔고 피에로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피에로 앞에는 김치우, 박원재가 있었지만 발끝으로 툭 찬 슈팅은 교체된 골키퍼 정성룡의 머리 위를 넘어 골문에 꽂혔다.
그나마 실점 이후 몇 차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쳐봤지만 역시 고질적인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30분 박주영을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끝내 칠레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5위로 한국(41위)보다 네 계단 낮고 남미 축구 중하위권인 칠레를 맞이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렇다할 골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작년 아시안컵 때부터 무려 506분의 골 가뭄에 시달렸다.
7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은 무기력한 공격력과 엉성한 수비 조직의 불안감을 노출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오랜만에 맞이한 국내파 감독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컸지만 그만큼 실망도 큰 한 판이었다.
특히 다음달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첫 경기에 대비한 직전 평가전에서 여전히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지 못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대장정을 앞두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