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성공' 분양가에 물어봐!
새해 수도권 주택 분양시장에서는 같은 지역에서도 분양가가 낮은 아파트에 실수요자의 청약이 쏠리고 대형보다 중ㆍ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에서는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및 주택투기지역 전면해제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계속됐지만,당진 창원 부산 등의 일부 단지는 좋은 성과를 거둬 관심을 끌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면서 1월 한 달 동안 공급물량이 작년 1월보다 90% 가까이 급증했던 것도 특이한 현상이었다.

◆분양가 싼 아파트에 청약 몰려

인천 서구 오류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현대건설,금호건설,GS건설 등 3개사는 3순위까지 상당수의 미분양이 발생한 가운데 분양가 수준에 따라 청약 경쟁률에 차이를 보였다.

분양가가 3.3㎡(1평)당 896만~1000만원으로 가장 쌌던 현대건설은 3순위까지의 경쟁률이 0.56대 1이었지만,940만~1000만원으로 중간이었던 금호건설은 0.29대 1,분양가가 970만~1110만원으로 가장 높았던 GS건설은 0.13대 1에 머물렀다.

뉴타운에서 분양된 아파트도 사정이 비슷했다.

GS건설이 서울 신길뉴타운에서 공급한 '신길자이'는 평균 5.9대 1이라는 비교적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분양가가 3.3㎡당 1100만~1300만원으로 주변 시세 이하라는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노량진재개발 1구역의 쌍용 예가 아파트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3.3㎡당 330만~460만원 정도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일반분양 49가구 가운데 8가구가 미달됐다.

◆중ㆍ소형 선호 계속

중ㆍ소형 아파트의 인기몰이는 계속됐다.신길자이의 경우 109㎡(33평)형의 청약경쟁률은 16대 1을 넘었지만,145㎡(44평)형은 1.5대 1로 간신히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상도동 신원 아침도시는 83~111㎡(25~33평)의 주택형은 1~2순위에서 마감됐지만,이보다 큰 148~151㎡(45~46평)형은 3순위에서도 미달 물량이 나왔다.유망단지로 인기가 높았던 은평뉴타운(1지구)에서조차 중ㆍ소형 아파트는 당첨자의 청약가점이 중ㆍ대형보다 많게는 68점이나 높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최근에는 유망 단지에서도 중ㆍ소형 주택의 강세가 한층 두드러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방에서 선전한 단지

지방에서는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는 속에서도 각종 개발호재와 실수요자 및 투자수요가 뒷받침됐던 곳에서는 예상 밖으로 선전한 단지도 일부 있었다.

현대제철과 동부제강 등이 몰려 있어 국내 최대 철강클러스터로 떠오른 충남 당진 송악 e-편한세상은 3순위까지 2.6대 1의 경쟁률로 811가구를 거뜬히 분양했다.

대동종합건설과 일신건설이 창원에서 공동 분양한 성주지구 프리빌리지 2차도 시세보다 싼 분양가에 힘입어 3.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현대산업개발의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는 분양가가 3.3㎡당 최고 4500만원에 달했지만 고급 해양레저단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면서 전체 공급물량(1631가구)의 96%를 3순위 내에서 소화하는 저력을 보였다.

◆경기에서 분양 러시

지난 1월 중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물량을 대거 내놓으면서 전국적으로 총 2만7125가구가 공급돼 작년 1월보다 89.8%나 많았다.

이 중 절반 정도인 1만3408가구는 경기도에서 공급됐다.이는 작년 1월(5939가구)보다 126% 증가한 것이다.

서울에서도 작년 1월보다 71% 많은 3351가구가 분양돼 수도권 집중현상은 계속됐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