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전용교사 자격제도(TEEㆍTeaching English in English)를 도입해 2013년까지 2만3000명의 영어 능통자를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영어 공교육 완성을 위한 실천 방안'의 후폭풍이 거세다.

현직 영어교사 중 영어학원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영어유치원에 근무하는 내국인 강사와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구직자들은 벌써부터 TEE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가장 큰 변화는 영어학원 등록을 문의하는 일선교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영어교육업체인 능률교육 관계자는 "최근 일선 학교 영어교사 중 온라인 회화클래스 등을 등록하고 싶은데 어느 정도 수준의 강의를 들어야 하는지를 묻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서울 목동의 한 인문계 고교에서 근무하는 정모 교사(32)는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이 나온 후 모든 영어교사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영어회화 스터디그룹을 만들거나 관련 학원에 등록하는 등 영어회화 실력을 높이겠다는 동료들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부의 영어교육 강화 방안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영어 유치원들은 "기뻐만 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반응이다.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내국인 강사들이 TEE의 도입 소식에 동요하고 있어서다.서울 송파구 소재 A유치원에서 '유아반'을 맡고 있다는 김정선씨(28ㆍ미국 이름 스테파니 김)는 "영어로 수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 TEE에 도전할 생각"이라며 "강사 생활보다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어 전용교사의 자격 조건 중 하나로 거론됐던 테솔(TESOLㆍ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테솔은 비영어권 국가의 학생에게 영어과목을 영어로 지도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대개 국내외 대학의 대학원 과정으로 개설돼 있다.4~6개월이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단기 테솔 과정도 있다.대통령직 인수위에 따르면 테솔 자격증이 있다고 무조건 TEE를 주는 것은 아니다.유학 전문 업체인 유학닷컴 관계자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테솔'이란 검색어의 조회 수와 방문 상담 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네티즌들 사이에는 해외에 체류 중인 일부 유학생들이 귀국을 서두른다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연세대 대학원에 다니는 이기환씨(27)는 "인터넷에 떠도는 '유학생 귀환설'이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라며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로부터 구체적인 영어 전용교사 선발 방침이 확정되면 귀국을 고민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송형석/성선화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