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여파로 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3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란 분석이다.

1일 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3180억원의 영업적자와 17%의 영업손실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매출액은 1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46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7조6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조570억원으로 76% 급감했다.

하이닉스 외에도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업체들이 이미 4분기 적자를 발표한 바 있다. 세계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격이 각각 35%, 34% 하락했으나, 출하량은 7%,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D램의 경우 66나노 비중 확대가, 낸드플래시는 57나노 양산 개시와 300mm D램 생산라인의 일부 전환이 출하량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적자 폭이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돼 왔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화증권은 "하이닉스는 최근 업데이트된 컨센서스와 유사한 대규모 적자를 발표할 전망이어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되레 매수 추천했다.

지난 연말에 이어 연초에도 D램 가격이 반등하는 등 경기 바닥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하이닉스 분기 영업이익도 1, 2분기 적자 기조에서 3분기에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어 2003년 상반기 대규모 적자 기록 후 3분기에 흑자 전환할 때 주가가 급등했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펀더멘털 개선에 선행하는 주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올해 경영목표를 '지속가능 경영 원년'으로 삼고 3조6000억원의 시설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300mm팹(Fab)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