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당선인, 무역인과 간담회 … "새정부는 기업 도우미 ‥ 내가 직접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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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 404호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들어서자 둥글게 배치된 자리에 앉아 있던 20여명의 무역인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과 당선인이 처음 만나는 자리.하지만 눈에 익은 대기업 총수나 '스타 CEO(최고경영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작년 12월 무역수지가 9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더니 올 1월에는 적자 규모가 34억달러로 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인 무역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친화적) 정부'가 들어선 덕분에 지금 무역인들은 크게 고무된 상태입니다.
무역인들이 더욱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당선인은 무역인들의 귀에 쏙 들어오는 말로 화답했다.
"새 정부는 기업하는 분에게 '도우미' 역할을 할 것이며,기업을 돕기 위해 (제가) 직접 나서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그는 "올해 무역 여건이 어려운 만큼 규제 완화 시점도 앞당기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강영원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서자,이 당선인은 "편하게 앉아서 얘기합시다"며 만류했다.
다시 자리에 앉은 강 사장은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외환관리법과 세법 개선을 요구했다.
강 사장은 "현행 외환관리법은 본사와 해외 지사 간 자유로운 무역거래를 막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만큼 외환 규제를 대폭 풀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문인식 관련 벤처기업인 슈프라의 이재원 대표는 R&D(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는 "R&D 투자에 대한 세액 감면을 확대하는 동시에 대기업과 국책연구소에 투입되는 R&D 지원금을 중소·벤처기업으로 돌려 달라"고 했다.
오석주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국가 전략 수출산업으로 키우자는 의견을 냈고,김영애 ㈜희원 대표는 '한류(韓流) 상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관련 제도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밖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조속한 비준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해외자원 개발 지원 확대 △수출에 필요한 각 국가별 인증 취득 지원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무역인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음 속에 담았던 말들을 하나둘씩 풀어냈고,이 당선인은 모든 건의내용을 꼼꼼히 메모했다.
프로폴리스 벌꿀 등 농산물을 가공·수출하는 가보농산의 김희성 대표가 "당선인이 선거운동할 때 프로폴리스를 먹고 잠긴 목을 달랬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당선인의 건강을 위해 제가 만든 벌꿀을 보내드리고 싶은데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이 당선인을 비롯한 참석자 모두가 폭소를 터뜨리는 등 간담회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예정된 간담회 마무리 시간(오전 11시20분)이 다가오자 이 당선인은 "애프터서비스(AS) 차원에서 연말께 다시 만나자.오늘 나온 건의사항들이 연말에 또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무역인들은 한결같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동열 성문전자 회장은 "CEO(최고경영자) 출신 답게 역대 대통령중 기업인의 요구사항을 가장 빨리 이해하는 것 같았다"며 "연말에 AS까지 해준다니 더욱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들어서자 둥글게 배치된 자리에 앉아 있던 20여명의 무역인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과 당선인이 처음 만나는 자리.하지만 눈에 익은 대기업 총수나 '스타 CEO(최고경영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작년 12월 무역수지가 9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더니 올 1월에는 적자 규모가 34억달러로 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인 무역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친화적) 정부'가 들어선 덕분에 지금 무역인들은 크게 고무된 상태입니다.
무역인들이 더욱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당선인은 무역인들의 귀에 쏙 들어오는 말로 화답했다.
"새 정부는 기업하는 분에게 '도우미' 역할을 할 것이며,기업을 돕기 위해 (제가) 직접 나서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그는 "올해 무역 여건이 어려운 만큼 규제 완화 시점도 앞당기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강영원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서자,이 당선인은 "편하게 앉아서 얘기합시다"며 만류했다.
다시 자리에 앉은 강 사장은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외환관리법과 세법 개선을 요구했다.
강 사장은 "현행 외환관리법은 본사와 해외 지사 간 자유로운 무역거래를 막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만큼 외환 규제를 대폭 풀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문인식 관련 벤처기업인 슈프라의 이재원 대표는 R&D(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는 "R&D 투자에 대한 세액 감면을 확대하는 동시에 대기업과 국책연구소에 투입되는 R&D 지원금을 중소·벤처기업으로 돌려 달라"고 했다.
오석주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국가 전략 수출산업으로 키우자는 의견을 냈고,김영애 ㈜희원 대표는 '한류(韓流) 상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관련 제도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밖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조속한 비준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해외자원 개발 지원 확대 △수출에 필요한 각 국가별 인증 취득 지원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무역인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음 속에 담았던 말들을 하나둘씩 풀어냈고,이 당선인은 모든 건의내용을 꼼꼼히 메모했다.
프로폴리스 벌꿀 등 농산물을 가공·수출하는 가보농산의 김희성 대표가 "당선인이 선거운동할 때 프로폴리스를 먹고 잠긴 목을 달랬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당선인의 건강을 위해 제가 만든 벌꿀을 보내드리고 싶은데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이 당선인을 비롯한 참석자 모두가 폭소를 터뜨리는 등 간담회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예정된 간담회 마무리 시간(오전 11시20분)이 다가오자 이 당선인은 "애프터서비스(AS) 차원에서 연말께 다시 만나자.오늘 나온 건의사항들이 연말에 또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무역인들은 한결같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동열 성문전자 회장은 "CEO(최고경영자) 출신 답게 역대 대통령중 기업인의 요구사항을 가장 빨리 이해하는 것 같았다"며 "연말에 AS까지 해준다니 더욱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