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나태주 '행복2'전문



행복의 조건이 여기에 다 모였다.한 몸 누워 쉴 집과 가슴 깊이 간직한 소중한 사람과 쓸쓸함을 달래줄 노래가 있으면 행복하다고 했다.변함없이 해가 뜨고 진다는 것,바람이 분다는 것,크고 작은 새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것은 덤이다.또 있다.저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봄이다.머지않아 눈부신 새싹과 꽃을 들고 봄이 찾아 올 것이다.삶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우리는 이미 행복의 조건을 생각보다 많이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이 정갈하고 푸근한 시는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