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진 1년 후의 경제지표는 한마디로 '악화일로'다.경제성장률을 비롯,주가 집값 달러값 금리는 내림세다.반면 유가와 금값 등 원자재값은 뜀박질 중이다.서브프라임 파문이 그만큼 넓고 깊게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서브프라임 파문이 경제에 미친 상처가 집대성된 것이 작년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다.경기침체기였던 2002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인 0.6%로 급락했다.작년 연간 성장률은 2.2%로 2006년의 2.9%보다 0.7%포인트나 낮아졌다.

성장률이 낮아진 것은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작년 12월 소매매출은 전달보다 0.4% 감소했다.경제성장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다보니 성장률은 자연히 둔화됐다.소비 위축의 근저에 고용 악화가 도사리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감원을 실시하면서 작년 12월 실업률은 5.0%까지 치솟았다.지난 1월엔 4.9%로 약간 낮아졌지만 1년 전의 4.6%에 비해선 상당히 높아졌다.지난 1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도 1만7000개 줄어 서브프라임 파문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서브프라임 파문을 초래한 주택경기 침체는 계속돼 집값은 평균 7.7% 하락했다.

서브프라임 파문에 가장 민감한 것은 역시 주가.지난 1일 다우지수 종가는 12,743.19. 1년 전(12,673.68)에 비해 약간 올랐다.이는 어디까지나 단순비교할 때 그렇다.작년 10월 장중 14,280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10.7%나 하락했다.작년 8월 본격화됐던 서브프라임 파문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한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던 때가 작년 10월이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파문이 끝나기는커녕 더 심해진다고 느끼면서 주가는 속절없이 흘러 내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서브프라임 진화에 나서면서 금리는 내림세다.기준금리는 1년 전 5.25%에서 현재는 3.0%까지 떨어졌다.작년 9월 이후 2.25%포인트 하락했다.금리 인하와 미 성장 둔화로 달러값은 약세다.지난 1일 달러화의 유로화에 대한 환율은 유로당 1.48달러.1년 전인 1.30달러에 비해 13.8%나 절하(환율 상승)됐다.

달러값과 금리 하락으로 국제 유동성이 원자재로 몰리면서 원자재값은 폭등했다.미 서부텍사스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8.96달러로 1년 전(57.30달러)보다 54.7% 뛰었다.금값도 온스당 913.50달러로 1년 전(657.40달러)보다 40% 정도 급등했다.같은 기간 구리값은 32.5%,옥수수값은 101.8% 폭등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