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설 연휴를 앞두고 관악구 봉천동 '원당 재래시장'을 찾아 설 대목 물가동향을 점검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지난 대선 이후 처음이다.최근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의 '민생경제 챙기기'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이 당선인은 임태희 비서실장 및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약 1시간30분 동안 시장을 둘러봤다.

그는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서 당 관계자 등이 몰려들자 "물건 사지 않을 사람들은 들어오지 말아야지,장사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면서 직접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구경 나온 시민들에게는 "여기 오신 분들 물건도 좀 사세요"라면서 즉석 '판촉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시민과 상인들은 뜻하지 않은 이 당선인의 방문에 신기한 듯 몰려들면서 "서민들 좀 살려주세요","(당선) 축하드립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소리쳤으며,이 당선인도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그는 한 분식집에 들러 어묵을 사먹으며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서민경제가 잘 돼야 재래시장도 잘되고 그래야 살맛나는 세상이 된다"고 말해 시민과 상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 당선인은 또 취재진과 경호원들이 실수로 거리에 쌓아둔 물건과 광고 홍보물을 떨어뜨리자 직접 이를 주워담으며 "이건 발로 차서 떨어졌으니 사줘야 되겠다"면서 직접 돈을 지불하고 사기도 했다.

그는 시장 한쪽에 좌판을 차려놓고 생선을 팔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다가가 "추운데 장사가 잘 안되는 것 같다"면서 손을 잡았고,할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당선인이) 오셨으니까 앞으로는 잘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이 당선인은 시장을 돌던 중 한 식당에 들어가 상인들과 함께 순댓국으로 식사를 하면서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다음 정권은 서민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해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면서 "재래시장 장사가 잘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니 재래시장 상인들도 스스로 잘해서 손님들이 올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