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삼성 측 새로운 '방패'로 한부환 전 법무부 차관(60)이 선임됐다.지난주부터 삼성 측 변호인에 합류한 한부환 변호사는 조준웅 특검과 사법시험 동기(12회)인 데다 조대환 특검보와도 검찰에서 같이 근무한 경력이 있어 특검의 날카로운 창을 어떻게 막아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임원 소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완수 조준형 등 두 명의 변호사만으로는 벅차서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했다"며 "소환 대상이 늘어나면 변호인을 더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사시 12회로 조준웅 특검과 사법연수원을 함께 다녔다.1991년에는 한 변호사가 중수3과장,조 특검이 공안기획담당관으로 대검찰청에서 함께 근무했고 1992년에는 나란히 서울중앙지검에서 부장검사를 지냈다.조대환 특검보도 1992년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했다.

한 변호사는 이전에도 특검과 인연이 있다.2001년 '이용호 게이트'에 검찰 고위직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시 대전고검장이던 한 변호사가 '특별감찰본부장'을 맡아 조사를 벌였다.특검이 진행되더라도 검찰 내부의 문제는 스스로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감찰 결과 현직 고검장 등이 옷을 벗어야 했다.

한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는 등 특수수사와 법무행정에 두루 밝다는 평을 듣고 있다.동양그룹 지주회사격인 동양메이저의 사외이사를 지내 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으며 언론중재위원으로도 참여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그는 특히 로스쿨 선정 등을 맡은 법학교육위원회에도 대한변호사협회 추천으로 참여해 최근 25개 대학 로스쿨 예비인가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조준웅 특검은 "떳떳하면 와서 조사받고 가는데 왜 시간이 없다는 건가"라며 삼성 측의 소환 불응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삼성의 비자금 의혹을 둘러싸고 연수원 동기인 조 특검과 한 변호사가 벌일 창과 방패의 싸움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