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충남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캐슬린 스티븐스 차기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55)가 당시 함께 근무했던 강경희씨(56.전 영어교사)와 25년 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서울 강북동 수유동에 사는 강씨는 4일 "언론에 스티븐스의 예산중학교 근무 시절이 보도된 뒤 옛 생각이 나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전화했는데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너무 감격스럽고 기뻤다"고 전했다.

강씨가 스티븐스 지명자와 통화한 것은 지난달 30일.강씨는 미 국무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의 신분을 밝힌 뒤 통화를 요청했고 스티븐스 지명자가 바쁜 시간을 쪼개 '33년 전 동료'의 전화를 기쁘게 받았다.

강씨는 통화에서 스티븐스 지명자에게 "한국에서 지금 당신의 예산중 시절 얘기가 화제가 되고 있고 모두 한국에 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스티븐스 지명자는 이에 대해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그동안 소식이 궁금했다.한국에 가면 함께 일했던 선생님과 학생들을 꼭 만나고 싶고 예산중학교도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강씨는 "스티븐스 지명자가 예산중 시절의 기억을 모두 간직하고 있었고 오는 8월께 서울로 부임해 올 것에 대비,한국어 공부를 좀 더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