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용두사미'..업계 투자자 소비자 모두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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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 '용두사미'..업계 투자자 소비자 모두 피해자
새 정부가 국민 피부에 와 닿는 민생 정책을 강조하며 내놓은 통신요금 20% 인하가 결국 업계 자율 방식으로 결론나면서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통신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지만 그동안 적지 않은 속앓이를 겪어 왔다. 이동통신주의 불확실성을 조장헤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대통령직 인수위는 투자자들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기대가 컸던 소비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현실성 검증도 없이 내놓았던 설익은 약속에 업계와 소비자, 투자자 모두 피해를 본 셈이다.
4일 SK텔레콤은 기본료와 가입비는 손대지 않은 채 망내 할인과 결합상품 출시 등을 통한 요금 인하 방안을 내놨고, KT도 가정용 일반전화와 유무선 통신, 인터넷TV 등을 포함한 결합상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지난 3일 “정부가 어떻게 하라고 할 수는 없고 업계 자율로 하는 것으로 안다”고 인수위가 입장을 정리한 지 하루 만이다.
통신비 인하의 핵심은 이동통신 요금, 그 중에서도 5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에 관심이 모아진다.
SK텔레콤은 이번 방안과 기존 SMS(단문메시지) 인하 효과를 포함해 연간 5100억원 가량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220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가입자를 감안해 보면 실제 가입자 당 인하 효과는 월 2000원 가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텔레콤의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ARPU) 4만4416원 대비 4.3% 가량 인하에 불과해 20% 인하와는 거리가 멀다.
더군다나 가족 할인의 경우 합산 가입기간이 30년 이상이 돼야 5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망내 할인 역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 돼야 기존 50%에서 80%로 할인혜택을 더 주는 방식이다.
이번 요금 인하 혜택이 일부 특정 상품 가입자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모든 가입자에 혜택이 돌아가는 일괄적인 요금 인하책은 아닌 셈이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날 “그동안 수많은 요금제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고 그 결과 표준적인 상품에 쏠리는 결과를 가져 왔다”며 “이번에도 표준적인 요금 수준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하 요구를 회피하는 기만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투자포털 사이트 팍스넷 등에는 “인수위가 요금인하 방안을 백지화해 SK텔레콤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만큼 인수위의 불확실성이 그간 투자자들의 애를 태워온 것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통신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지만 그동안 적지 않은 속앓이를 겪어 왔다. 이동통신주의 불확실성을 조장헤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대통령직 인수위는 투자자들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기대가 컸던 소비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현실성 검증도 없이 내놓았던 설익은 약속에 업계와 소비자, 투자자 모두 피해를 본 셈이다.
4일 SK텔레콤은 기본료와 가입비는 손대지 않은 채 망내 할인과 결합상품 출시 등을 통한 요금 인하 방안을 내놨고, KT도 가정용 일반전화와 유무선 통신, 인터넷TV 등을 포함한 결합상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지난 3일 “정부가 어떻게 하라고 할 수는 없고 업계 자율로 하는 것으로 안다”고 인수위가 입장을 정리한 지 하루 만이다.
통신비 인하의 핵심은 이동통신 요금, 그 중에서도 5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에 관심이 모아진다.
SK텔레콤은 이번 방안과 기존 SMS(단문메시지) 인하 효과를 포함해 연간 5100억원 가량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220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가입자를 감안해 보면 실제 가입자 당 인하 효과는 월 2000원 가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텔레콤의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ARPU) 4만4416원 대비 4.3% 가량 인하에 불과해 20% 인하와는 거리가 멀다.
더군다나 가족 할인의 경우 합산 가입기간이 30년 이상이 돼야 5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망내 할인 역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 돼야 기존 50%에서 80%로 할인혜택을 더 주는 방식이다.
이번 요금 인하 혜택이 일부 특정 상품 가입자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모든 가입자에 혜택이 돌아가는 일괄적인 요금 인하책은 아닌 셈이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날 “그동안 수많은 요금제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고 그 결과 표준적인 상품에 쏠리는 결과를 가져 왔다”며 “이번에도 표준적인 요금 수준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하 요구를 회피하는 기만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투자포털 사이트 팍스넷 등에는 “인수위가 요금인하 방안을 백지화해 SK텔레콤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만큼 인수위의 불확실성이 그간 투자자들의 애를 태워온 것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