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사의 '뒷북' 공시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사들은 일반 제조업체와 달리 공급 시기에 맞춰 계약 공시를 내지 않아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다.

지난 2일 KBS 2TV에서 25%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며 시작한 '엄마가 뿔났다'는 삼화네트웍스가 제작을 맡았지만 관련 공시를 찾을 수 없다.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일단 방영을 시작한 뒤 회당 제작비 등에 대한 협상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이 늦어지는 실정"이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드라마 제작 계약에 대한 공시가 늦게 이뤄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JS픽쳐스는 지난해 12월 방영을 시작해 한 달째 방영 중이던 드라마 '뉴 하트'의 계약에 대해 지난 1월 초 공시 목록에 올리기도 했고,작년 9월엔 한 달 전 이미 끝난 '경성스캔들'을 뒤늦게 계약됐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제작사들 스스로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JS픽쳐스의 경우 오는 4월 이후 방영이 예정된 SBS 사전 제작 드라마 계약내용을 이미 지난달 17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거래소 공시 관계자는 "아직 많은 업체의 공시에 대한 인식이 낮기는 하지만 계약 전이라도 공정공시 등을 통해 정보를 알리려는 노력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초록뱀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상장 전에는 방영 이후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상장된 뒤로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방영 한 달 전까지 계약 관련 사항을 마무리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인식 변화를 전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