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송 모 사장(48)은 차를 두 대 사용한다.평일엔 기아차의 대형세단 '오피러스'를 몰고 주말엔 수입차인 '스타크래프트 밴'을 애용한다.특히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선을 달릴 수 있는 밴은 골프장이나 야외 나들이를 갈 때마다 진가를 발휘한다.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 요즘 '대형 밴' 붐이 일고 있다.뛰어난 실용성과 편의성이 부각되면서 '연예인 전용차량'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를 맞고 있는 것.특히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유세기간 중 타고 다니던 기아차의 '카니발 하이 리무진'을 당선 이후에도 이용하면서 밴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쓸모 많은 '대형 밴' … 찾는 사람이 늘고있다

◆판매 늘어나는 고급 밴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출시 첫해인 2006년 229대가 팔렸다.그러나 작년엔 295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28% 늘었다.현대차의 스타렉스 리무진도 2005년 76대 수준에서 2006년 97대,작년 105대로 매년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수입 밴 시장의 양대 축인 익스플로러 밴(포드)과 스타크래프트 밴(GM)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익스플로러 밴은 2004년 40대가량 판매됐지만,매년 판매량이 50% 정도 성장해 작년엔 280대 정도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스타크래프트 밴의 경우 국내 딜러인 천우모터스 한 곳에서만 지난해 70대(9인승 기준)가 판매돼 전년의 49대보다 42.9%(21대)나 늘었다.이 회사의 임점표 과장은 "이미 올 1분기 수입물량까지 사전계약이 끝났다"고 말했다.

◆쓰임새 많은 밴
쓸모 많은 '대형 밴' … 찾는 사람이 늘고있다
밴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주5일제 정착과 함께 여가활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나들이에 적합한 차량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보통 7~11인승인 대형 밴의 경우 어른 6~7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다.실내를 일부 개조하면 '침대'처럼 사용할 수도 있어 장거리 운행에도 적합하다.

휴일에는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9인승 이상의 밴에 6명 이상이 탈 경우 꽉 막힌 일반차로에서 벗어나 뻥 뚫린 전용차로를 시원하게 내달릴 수 있다.주말 나들이에 안성맞춤인 셈이다.최근엔 손님 영접용으로 밴을 찾는 법인 수요도 늘고 있다.익스플로러 밴 수입업체인 A&G모터스의 연제성 이사는 "공항에서 손님을 영접하려는 목적의 법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실내가 넓고 천장이 높아 VIP 고객들을 영접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전문직.자영업자에 인기 '짱'

밴의 경우 과거 연예 기획사들이 주로 구입했지만,요즘엔 고소득 자영업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세컨드 카' 형태로 많이 찾는다.밴 수입업체인 구미모터스 관계자는 "1~2년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들이 주요 고객이었지만,지금은 중소기업 사장이나 전문직,은퇴자,종교인 등으로 고객층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객층 확대에 맞춰 밴 수입업체들이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어 대형 밴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스타크래프트 밴과 익스플로러 밴 가격은 작년 말 810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7200만원으로 떨어졌다.물론 국산 밴은 이보다 훨씬 싸다.기아차의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3990만~5110만원,현대차 스타렉스 리무진은 4200만원 선이다.

다만 수입 대형 밴은 덩치가 큰 만큼 연료 소모량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수입 밴은 연비가 ℓ당 5.7㎞ 정도다.국산 밴의 경우 연비가 ℓ당 10㎞를 웃돌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용어 풀이 >

◆밴(van)=짐 싣는 공간이 넓은 차량으로 화물용과 승용차용이 있다.요즘엔 승용차 용도의 커머셜 밴이나 미니 밴을 총칭하는 의미로 통용된다.7~11인승인 밴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는 내외부가 크지만 실내는 고급 승용차 못지 않게 고급스럽게 꾸며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