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전원마을에 살아볼까?" ‥ 2주택 양도세 감면도 추진
설 연휴를 맞아 귀성객들의 발길이 바빠졌다.도시인들에게 고향은 언제나 푸근하고 넉넉한 곳이다.이 때문에 은퇴생활자가 아니더라도 고향을 찾을 때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전원에서 생활하고픈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그렇지만 연고가 있는 곳이라도 농어촌에서 외따로 살기는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조성되는 '농촌전원마을'은 이 경우 유력한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 농촌전원마을은 지역에 따라 20~10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단독주택 또는 연립주택단지다.정부가 마을의 규모에 따라 10억~30억원까지의 도로 비용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민간업체들이 수도권 등에서 분양하는 전원마을에 비해 입주 비용이 싸다는 게 장점이다.

정부는 또 이 전원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엔 2주택자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완화,취득.등록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농림부는 2013년까지 전국에 모두 300개의 전원마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어서 지역적인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지방자치단체들이 조성하는 전원마을이 아니더라도 수도권이나 광역시를 제외한 농촌의 읍.면지역이라면 뜻 맞는 사람끼리 정부지원을 받아 마을을 세울 수도 있다. 정부는 특히 혁신도시,기업도시 등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회사들의 임직원들이 전원마을을 만들 때도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이어서 관심이 높다.

5일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에 따르면 2004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농촌전원마을은 지난해 15곳이 추가돼 현재 전국적으로 총 70곳이 조성되고 있다.

"농촌 전원마을에 살아볼까?" ‥ 2주택 양도세 감면도 추진
이 가운데 충남 금산군 신동마을,경북 성주군 벽진마을 등 31개 마을은 이미 입주자 모집을 마친 상태여서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은 나머지 39개 마을 중에서 원하는 곳을 신청하면 된다.올해 충북 제천시 원마루마을,충남 논산시 명암마을 등 37곳이 새로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장 성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다.

지자체 등이 조성하는 이들 '공공기관 주도형' 전원마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동호인을 모집해 직접 '입주자 주도형' 마을을 만들 수도 있다.이 경우에도 공공기관 주도형처럼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지방이전 기업의 임직원들이 전원마을을 조성할 때도 기반시설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직장 이동으로 이사해야 하는 사람은 전원마을을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집값은 땅값과 건축비 부대시설 등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지자체가 조성하는 전원마을은 1억~2억원 선으로 싸다.

2006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원마을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20개 마을(2814가구)의 주택 평균 가격은 1억8200만원이었다.입주자가 직접 조성하는 마을도 2억원을 넘지 않는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크기는 통상 84~115㎡(25~35평)형이 많고 대지면적은 330㎡(100평) 안팎이다.

집값이 싼 것은 농림부가 전원마을 조성에 필수적인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비용을 가구당 최고 5000만원씩 보조해 주기 때문이다.농림부는 △20~29가구의 마을은 10억원 △30~49가구 15억원 △50~74가구 20억원 △75~99가구 25억원 △100가구 이상은 30억원씩 지원한다.

입주 때 세금 부담도 앞으로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한국농촌공사 관계자는 "농촌공사가 전원마을을 짓기 위해 취득하는 땅에 대해서 취득세(2%)와 등록세(2%)를 내지 않도록 지방세법이 개정될 예정이어서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농림부는 농촌전원마을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먼저 전원주택을 구입해 2주택자가 되는 경우 양도소득세 면제 요건을 기준시가 7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이렇게 되면 웬만한 전원마을 주택을 사는 경우엔 도시에 있는 집을 팔 때 양도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된다.이에 따라 전원마을에 입주하려는 사람들은 기준시가 1억5000만원 이하의 주택을 사는 것이 좋다.

또 전원마을에서 집을 건축할 때는 연 4%(농업인은 3%)의 저리로 4000만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해준다.

여기에 지자체들은 입주민들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취미생활 등 소일거리와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물론 수익사업을 알선해 주기도 한다.

강원 고성군 오봉마을과 전북 무풍마을 등은 약초와 특용작물을 키워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강원 횡성군 둔내마을은 민박사업을 주선해 줄 방침이다.경남 함양군 보산마을은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은퇴자들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농촌 전원마을에 살아볼까?" ‥ 2주택 양도세 감면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