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김경준 전 BBK 대표가 옵셔널캐피털 소액주주에게 663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연방법원에서 오드리 콜린스 판사 주재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김씨와 부인 이보라씨,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 전 변호사 등에 대해 사기 및 횡령 혐의를 인정한다며 횡령금 371억원과 사기죄에 해당하는 배상금 3100만달러(약 292억2680만원) 등 모두 663억2680만원을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번 선고는 김씨 등이 회사 주가를 조작하고 횡령해 손해를 봤다며 옵셔널캐피털 소액주주들이 2004년 6월 제기한 소송에서 나왔다.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당초 '제3의 피고'로 신청됐으나 최근 소액주주 측이 이 당선인을 제외하자는 데 동의해 신청이 기각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5일 '이명박특검'에 출석하는 자리에서 "횡령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이겼다"고 반박했으나 "검사가…"라며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김씨 측 호닉 변호사도 "콜린스 판사는 과거 동일한 사건을 놓고 연방정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번에는 배심원들이 유죄를 인정해 분명히 어느 한 쪽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호영 특검은 이날 이 당선인의 최측근인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 내정자를 불러 BBK 설립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또 도곡동 땅 및 ㈜다스의 실소유 의혹과 관련해 이 당선인의 처남 김재정씨를,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과 관련해 이동균 ㈜한독 전무 등도 소환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