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 외국 핫머니가 급격히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우선 당장은 시중금리를 하향안정시키는 등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칫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외국인 채권 매수는 가히 폭발적이다.지난 한 해 33조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올 1월에도 3조4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2006년 연간 매수규모가 2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는 극히 대비된다.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해 안정적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콜금리는 연 5.0%이지만 미국 기준금리는 3.0%에 불과하다.미국에서 돈을 빌려 국내에 투자하면 위험부담없이 2%포인트의 차익(差益)이 보장되니 이처럼 안전한 투자처가 없는 셈이다.

핫머니의 유입 자체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국내금융시장의 자금부족을 해소하는 긍정적 역할도 하는 까닭이다.실제 급등세를 치닫던 시중금리는 최근 급속히 하향안정되는 추세다.외국인의 채권시장 점유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만큼 이를 다소 끌어올릴 필요성도 있다.

하지만 핫머니는 언제든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몰려든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면 자금시장이 일시에 경색(梗塞)되고 금리가 요동치는 등 엄청난 부작용을 유발하게 된다.외환위기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런 위험성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핫머니 유입에 따른 대응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금리를 끌어내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다.물가불안을 의식해야 하는 통화당국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나 금융시장 또한 핫머니의 놀이터로 내버려둘 수는 없다.유동성관리 외환관리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