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콜라와 코카콜라가 중동에서 뜨거운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고유가로 호경기를 맞고 있는 중동 지역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스타가 출연한 광고를 내보내고 사회 환원 사업에 나서는 등 미국의 양대 음료회사들이 치열한 레이스를 전개하고 있다.

라이벌전은 펩시의 독무대였던 중동에서 최근 코카콜라가 판매량을 늘리면서 불붙었다.'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아랍지역에서 20년 넘게 배척받아온 코카콜라는 1990년에야 판매를 재개했다.이후 코카콜라는 시장 확대에 주력,이 지역 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코카콜라는 아랍계의 팝스타인 낸시 아즈람을 등장시킨 광고를 내보냈다.이에 펩시콜라의 제조사인 펩시코는 모델 겸 가수이자 아랍세계의 섹스 심벌인 하이파 웨흐베를 자사 광고에 출연시켜 맞불을 놨다.세계 콜라 시장의 라이벌인 이들 업체는 각종 음악 행사나 쇼 프로그램,축구 경기를 후원하는 등 뜨거운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대중문화 사업도 활발하다.펩시코는 얼마전 중동 시장을 대상으로 한 뮤지컬 영화 제작에 500만달러를 지원했다.'별들의 바다'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지난해 레바논 북부에서 촬영됐다.피플지가 2006년 선정한 '가장 멋진 인물 50명' 중 한 명인 하이파 웨흐베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한다.오는 5월 개봉할 경우 점유율 1위를 유지하려는 펩시콜라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사회환원 경쟁도 뜨겁다.코카콜라는 레바논에 삼나무 심기를 후원하고 있고 펩시는 이집트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나섰다.

펩시와 코카콜라는 중동에서 여전히 미국 패권의 상징물로 인식된다는 취약점이 있다.반미 캠페인이나 보이콧이 이뤄질 경우 판매 실적에 당장 큰 타격을 입기도 한다.이에 코카콜라는 낸시 아즈람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부각하는 등 젊은 층의 마음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