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는 비대해진 공공부문의 역할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북돋운다는 목표에 초점이 맞춰졌다.한마디로 '작은 정부,큰 시장'의 구현으로 수렴한다는 얘기다.

우선 '덜 걷고 덜 쓰는' 방법으로 재정의 전체 규모를 줄이되 세입.세출의 균형을 맞춰 재정을 경기 중립적으로 가져간다는 원칙을 정했다.아울러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수도권 규제 합리화,금산분리 완화 등 규제 개혁 과제도 확정했다.

◆감세와 지출 절감 동시 추진

대통령직 인수위는 '투자 활성화를 위한 감세'를 국정과제의 첫 머리에 놓아 상징성을 부여했다.대선에서 나타난 민의가 '경제 살리기'였던 만큼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놓은 것이다.

감세의 핵심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다.인수위는 현행 25%(연간 이익 1억원 이상)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0%까지 내린다는 원칙 아래 3단계 인하안(25%→22%→20%)과 매년 1%포인트 인하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어느 경우든 첫 세율 인하는 내년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최저세율(13%→10%) 적용 과표를 기존 1억원 미만에서 2억원으로 올려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다.박형준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과표 기준 상향 조정은 지난해 일몰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부활시키는 방안과 묶어 2월 임시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지출도 10% 절감한다.인수위는 지난달 각 부처 업무보고 때 예산 10% 절감 방안을 보고 내용에 포함시키라고 요구한 데 이어,새 정부 출범 뒤 각 부처가 구체적인 지출 절감 로드맵을 만들어 실행한다는 계획이다.내실 있는 회계검사로 예산을 짤 때 뿐만 아니라 쓰는 단계에서도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이는 방안도 과제에 포함시켰다.

◆기업.금융 규제 혁파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것은 결국 시장에 대한 관치와 규제에 치우쳐 온 지금까지의 정부 기능을 바꾼다는 목표와도 통한다.우선 출총제 폐지를 계기로 공정거래법을 경쟁 촉진 중심으로 개편해 불합리한 대기업 규제를 정비한다.'집중 억제' 위주로 운용하던 수도권 규제는 '5+2 지역 발전 전략'과 연계한 '전략적 성장 모델'로 개선하기로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