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9일 치러지는 18대 총선은 집권 여당으로 바뀌는 한나라당의 '안정론'과 대통합민주신당 등 야당의 '견제론'이 맞대결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 등 야권은 한나라당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장악할 경우 권력 집중으로 인한 폐해가 불가피하다면서 '거여 견제론'을 내세우는 반면 한나라당은 새롭게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국정 안정론'으로 맞설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과 영남권의 경우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나라당 공천자들이 공천 신청 접수 마지막날인 5일 '눈치작전' 끝에 막판에 700여명이 몰리는 등 대학 입시를 방불케 했다.

◆관전 포인트=가장 큰 관심사는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개헌 가능 의석(200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아니면 신당이 대선 참패를 극복하고 여당 견제의 상징 의석인 개헌 저지선(100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일단 이번 총선이 새 정권이 출범한 후 불과 44일 만에 실시되고,통상 집권 초기의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견제론'보다는 '안정론' 쪽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특히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200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17대 총선 초반 한나라당이 탄핵 역풍으로 궤멸 직전까지 몰렸다가 막판에 '견제론'과 '인물론'으로 급피치를 올리면서 121석을 확보했던 예에서 보듯 이번 총선도 아직 결과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통 보수'의 깃발을 내걸고 창당한 이회창 총재의 자유선진당이 어느 정도 바람을 일으키느냐도 주목거리다.대선에서 이 총재는 충남에서 이명박 당선인(34.3%)에게 불과 1.1%포인트 뒤지는 33.2%의 득표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했다.

또 역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영남과 호남의 지역 대결 구도가 재연될지도 관심이다.

◆공천 신청 쇄도한 한나라당=한나라당 공천 신청 접수 창구는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수도권과 영남 출마자들이 막판에 몰려서다.전날까지 접수자가 530여명에 불과했지만 막판 눈치작전 때문에 이날 하루만 700여명이나 접수해 접수 창구가 마련된 여의도 당사 2층은 하루종일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일부 신청자들은 접수번호표를 뽑고도 6시간 이상 기다리기도 했다.실제 일부 공천 신청자는 막판에 공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신청 지역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접수 창구 현장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을 비롯해 저명 인사들의 공천 신청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역 당협위원장들이 반발하는 모습도 보였다.한나라당 당직자는 "10년 만의 정권 탈환에 성공해 차기 여당의 지위를 확보한 데다 정당 지지율 또한 50%에 육박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가집계 결과 이날까지 모두 1200여명이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나 후보자 경쟁률은 지난 17대 총선 때의 3.1 대 1을 크게 상회하는 5 대 1에 달했다.한편 한나라당은 접수 비용과 특별당비 덕분에 3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강동균/김홍열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