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은 골밀도가 서양인에 비해 낮지만 신장과 골격이 작아 낙상 및 골절 위험이 덜합니다.

경제 수준이 올라가면 육체노동이 줄고 실내에서 움직임이 적은 좌식(坐式)생활 위주로 보내는 데다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에 골다공증 발생과 이로 인한 골절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를 거스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머지않아 유럽이나 미국처럼 여성은 2명 중 1명꼴로,남성은 5명 중 1명꼴로 골절사고를 겪게 될 전망입니다."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의 글로벌 메디칼 임원인 에릭 에릭센 박사는 최근 자사가 내놓은 골다공증 치료제 '아클라스타'를 홍보하기 위해 방한한 자리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골다공증을 가볍게 여기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 진단 후 약물을 이용한 예방과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에릭센 박사는 나이 들어 고관절(엉덩이 관절)이 골절되면 약 25%가 1년 안에 사망하게 되는 등 골다공증은 생명을 위협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데도 전체 환자의 5∼10%만이 진단과 사후 치료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골다공증이 폐경 전후의 급격한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주로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병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남성도 음주와 스테로이드 복용 등으로 인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골절이 늘고 있다"고 환기시키며 "여성은 폐경 후 5년 이내에 예방약을 복용하는 게 권장되며 남성도 55세가 넘으면 골밀도를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구사회에서는 국가가 노후를 책임지는데 한국에는 효(孝)의 전통이 깊어 자식이 아직도 부모의 건강을 살핀다고 들었습니다.설날에 부모님을 뵈었다면 가장 먼저 할 효도선물의 하나로 골다공증 진단을 받게 하고 예방약을 복용토록 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에릭센 박사는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치료제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하루 한 알에서,1주에 한 알,한 달에 한 알,1년에 한 번 주사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주1회 또는 월1회 복용하는 약은 환자들이 부주의로 약을 걸러 복용 후 1년이 지나면 60∼80%가 약을 제대로 챙겨먹지 않아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클라스타처럼 1년에 한 번 주사맞으면 신경쓸게 없는 약이 좋다고 추천했다.

에릭슨 박사는 "아클라스타를 3년 연속 투여한 결과 첫해에는 척추 골절 위험이 60%,둘째 해에는 71%,셋째 해에는 70%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경구용 제제는 감소효과가 40∼60%에 머무는 데다 꾸준하게 복용하지 않을 경우 약효가 떨어지므로 아클라스타의 이점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아클라스타는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 위험도 41%가량 낮출 수 있다.

그는 "오직 아클라스타(성분명 졸레드로네이트)만 연1회 주사제로 개발된 것은 동일 계열의 알레드로네이트 리세드로네이트 이반드로네이트에 비해 뼈를 분해하는 파골(破骨)세포 억제 능력이 가장 강했기 때문"이라며 "주사라 꺼려지고 40만원 선(비보험)이라 비싸긴 하나 1년에 한번 맞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약물의 경제성ㆍ편의성이 오히려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골다공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28%가량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제품은 아클라스타가 사상 처음"이라며 "이처럼 높은 사망 위험 감소효과를 인정받은 것은 심혈관계질환 등 다른 약과 견주어도 찾아보기 힘든 경우"라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