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 '괴물', 설특집 안방극장서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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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를 설특집으로 준비하여 SBS 설낙틀선영화 '우주전쟁'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 영화는 봉 감독이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87년 잠실대교 교각에 달라붙은 '괴생물체'를 보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대입 스트레스 때문에 환영을 본 것일 수도 있으나 괴생물체가 교각을 올라가다가 강물 위로 떨어졌다고 그는 회고한다.
그 때부터 19년 만에 완성된 영화다.
한국영화계에서 기피되는 장르인 '괴물영화'지만 시사회에서 '잘 빠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특수효과 수준이 할리우드 영화에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데다 사회·정치적 함의까지 풍성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충격과 공포,유머를 적절히 섞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솜씨도 뛰어나다.
영화는 어느 날 우리 일상 속으로 들이닥친 괴물의 충격과 공포를 다루고 있다.
한강둔치에 출현한 괴물이 사람들을 잡아먹고,매점의 여중생을 은신처로 끌고가자 가족들이 구출작전에 나선다.
원효대교 북단 하수구가 괴물의 은신처란 설정도 관객들이 영화를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먼 미국에서 벌어지는 괴물소동을 담은 '고질라'와 '킹콩' 등에서는 가질 수 없는 느낌이다.
괴물은 예상을 뒤엎고 초반에 일찌감치 등장한다.
차량과 매점을 부수고,사람들을 잡아먹는 동안 평화롭던 둔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괴물이 한강 다리 철제 버팀목 사이로 공중곡예하듯 움직이는 모습은 서커스 묘기 같다.
괴물이 서두르다가 미끄러지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온다.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줬던 봉 감독의 유머감각은 이 작품의 전편을 관통한다.
괴물 희생자들의 장례식장 광경에서도 그렇다.
여중생의 할아버지(변희봉)는 통곡하면서 "네 덕분에 우리 가족이 모처럼 다 모였다"고 말하고 형(송강호)의 무능함을 원망하는 동생(박해일)은 발길질을 하다가 나뒹굴며,그들을 뜯어말리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심각한 초상집 분위기를 웃음판으로 뒤바꿔 놓는다.
시종 지속되는 이런 유머는 이야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괴물소동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처 방식에는 반미주의와 함께 사회비판적 함의가 담겨 있다.
극중 괴물은 주한 미군이 한강에 버린 포름알데히드란 약품 때문에 탄생한 돌연변이.미군은 괴물에 물린 피해자에게서 아무런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 사실을 숨김으로써 피해자들의 고통을 배가시킨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병원에 강제 입원되거나 병원을 탈출해 현상수배자로 전락한다.
경찰과 군은 괴물은 뒷전인 채 피해자들을 잡아 가두는 데 주력한다.
공무원은 다급한 상황에서도 뇌물을 요구하고,방송앵커는 진실과 다른 왜곡보도를 일삼는다.
이 같은 사회적 병리현상이야말로 괴물을 키운 '숙주'라는 의미가 화면 속에 담겨 있다.
결국 괴물 퇴치는 '보잘것 없는' 소시민 가족들에 의해 이뤄진다.
무기도 총이 아니라 화염병과 화살,쇠파이프 등이다.
민초들이야말로 우리 터전을 지켜낸 힘이라는 뜻이다.
한편, 역대 흥행 1위의 영화 '괴물'의 속편 '괴물2'는 유명 인터넷 만화가 강풀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여 만들어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이 영화는 봉 감독이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87년 잠실대교 교각에 달라붙은 '괴생물체'를 보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대입 스트레스 때문에 환영을 본 것일 수도 있으나 괴생물체가 교각을 올라가다가 강물 위로 떨어졌다고 그는 회고한다.
그 때부터 19년 만에 완성된 영화다.
한국영화계에서 기피되는 장르인 '괴물영화'지만 시사회에서 '잘 빠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특수효과 수준이 할리우드 영화에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데다 사회·정치적 함의까지 풍성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충격과 공포,유머를 적절히 섞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솜씨도 뛰어나다.
영화는 어느 날 우리 일상 속으로 들이닥친 괴물의 충격과 공포를 다루고 있다.
한강둔치에 출현한 괴물이 사람들을 잡아먹고,매점의 여중생을 은신처로 끌고가자 가족들이 구출작전에 나선다.
원효대교 북단 하수구가 괴물의 은신처란 설정도 관객들이 영화를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먼 미국에서 벌어지는 괴물소동을 담은 '고질라'와 '킹콩' 등에서는 가질 수 없는 느낌이다.
괴물은 예상을 뒤엎고 초반에 일찌감치 등장한다.
차량과 매점을 부수고,사람들을 잡아먹는 동안 평화롭던 둔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괴물이 한강 다리 철제 버팀목 사이로 공중곡예하듯 움직이는 모습은 서커스 묘기 같다.
괴물이 서두르다가 미끄러지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온다.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줬던 봉 감독의 유머감각은 이 작품의 전편을 관통한다.
괴물 희생자들의 장례식장 광경에서도 그렇다.
여중생의 할아버지(변희봉)는 통곡하면서 "네 덕분에 우리 가족이 모처럼 다 모였다"고 말하고 형(송강호)의 무능함을 원망하는 동생(박해일)은 발길질을 하다가 나뒹굴며,그들을 뜯어말리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심각한 초상집 분위기를 웃음판으로 뒤바꿔 놓는다.
시종 지속되는 이런 유머는 이야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괴물소동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처 방식에는 반미주의와 함께 사회비판적 함의가 담겨 있다.
극중 괴물은 주한 미군이 한강에 버린 포름알데히드란 약품 때문에 탄생한 돌연변이.미군은 괴물에 물린 피해자에게서 아무런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 사실을 숨김으로써 피해자들의 고통을 배가시킨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병원에 강제 입원되거나 병원을 탈출해 현상수배자로 전락한다.
경찰과 군은 괴물은 뒷전인 채 피해자들을 잡아 가두는 데 주력한다.
공무원은 다급한 상황에서도 뇌물을 요구하고,방송앵커는 진실과 다른 왜곡보도를 일삼는다.
이 같은 사회적 병리현상이야말로 괴물을 키운 '숙주'라는 의미가 화면 속에 담겨 있다.
결국 괴물 퇴치는 '보잘것 없는' 소시민 가족들에 의해 이뤄진다.
무기도 총이 아니라 화염병과 화살,쇠파이프 등이다.
민초들이야말로 우리 터전을 지켜낸 힘이라는 뜻이다.
한편, 역대 흥행 1위의 영화 '괴물'의 속편 '괴물2'는 유명 인터넷 만화가 강풀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여 만들어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