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월급으로 자사주 사모으기'에 나선 주요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나 사외이사들은 지난 1년간 얼마나 벌었을까. 지난 5일 종가를 기준으로 대부분 월급을 까먹고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5월부터 매월 약 300만원에 해당하는 자사주 120~180주씩을 사 모았다.

작년 8개월간 매입한 주식은 1150주로 금액으로는 모두 2380만원어치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현재 평가금액(5일 종가기준)은 2060만원으로 투자원금보다 적은 상태다.

김정태 한국금융지주 사외이사(전 국민은행장)도 작년에 자사주 691주,4100만원어치를 사들였으나 현재 평가금액은 3924만원에 불과하다.

김 사외이사는 그러나 2005년 5월부터 월급으로 한국금융지주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전체적으로는 60%가 넘는 평가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국민은행 사외이사인 정동수 상명대 경제통상학부 석좌교수(전 환경부 차관) 역시 작년 한 해 동안 국민은행 주식 596주,4643만원어치를 사들였으나 현 평가금액은 3695만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KT 사외이사들은 작년 자사주 매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곽태선 SEI에셋코리아 대표는 작년 830주,3732만어치를 사들였다. 현재 평가금액은 4133만원으로 400만원 정도 차익을 보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