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과 옥수수,콩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곡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3월 인도분 가격은 30센트(2.8%) 올라 사상최고치인 부셸당 10.93달러를 기록했다.

밀 값은 이날까지 5일 연속으로 일일 가격상승 제한선인 30센트씩 올랐다. 이로써 밀 가격은 지난 한 주 동안 16% 치솟아 32년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나타냈다.

미국 밀 재고량이 6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밀값 급등을 불렀다. 미 농무부는 이날 미국 밀 재고량이 오는 5월 말 2억7200만부셸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0% 줄어든 것으로 194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옥수수와 콩값도 지난주 최고기록을 세웠다. 3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지난 6일 사상 최고치인 부셸당 5.2875달러를 기록,1년 전보다 27% 상승했다.

같은 날 콩값은 부셸당 13.73달러로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지난 8일 13.665달러에 마감됐다. 콩값은 미국 내 콩 재배면적이 12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한 해에도 83% 올랐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대 생산국인 미국이 저조한 작황을 보이면서 곡물값이 급등했다고 밝혔다. 제이미 코하케 중개인은 "지난해 서리가 일찍 내린데다 세계적인 가뭄 현상이 겹쳐 수급이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등 아시아의 소비가 늘고 있고 대체에너지 원료인 콩과 옥수수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26개 상품가격으로 이뤄진 UBS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이로 인해 지난 주말 최고치인 1388.19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동반 상승했다. 미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3.66달러(4.2%) 급등한 배럴당 91.77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OPEC이 다음 달 5일 회의에서 국제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선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감산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