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커지는 건 좋은데….매년 더 커야 된다는 게 큰 부담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그룹 신입사원 700여명과 가진 '신입사원들과의 대화'에서 털어놓은 고민이다.

최 회장은 "SK는 54년 동안 발전과 성장을 통해 지금까지 80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는 회사로 거듭났다"면서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여러분도 회사를 일정한 비율만큼 성장시켜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기 때문에,여러분과 제가 갖는 부담은 동일한 것"이라며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특히 글로벌 경쟁시대 속에서 '스피드'만이 유일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제 더이상 사이즈가 크다는 것,시장을 빨리 갖고 있다는 것,사람이 많다는 것,쌓아놓은 자산이 많다는 것 등은 경쟁력이 아니다"라며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룹 현황과 비전 등을 설명한 뒤 신입사원들을 상대로 질의 및 응답 시간을 가졌다.그는 'SK의 지주회사 전환 효과'를 묻는 질문에 "물론 그 효과는 상당부분 나타나고 있고,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더라도 우리는 더 많이 진보한 상태"라며 "하지만 아직 충분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