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수석들은 주로 50세 전후의 젊은 교수들로 채워졌다.특히 학부든 박사과정이든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중용됐고,지역적으로는 서울과 영남 출신이 약진한 반면 호남 출신은 한 명도 낙점을 받지 못했다.정치보다는 경제를,권위보다는 실무 역량을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다.

◆실무형 '젊은 피' 대거 발탁

7수석 1대변인 가운데 이종찬 민정수석(62)과 김중수 경제수석(61)을 제외한 6명이 40대 후반~50대 초반이다.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이 47세로 가장 젊고 이어 곽승준 국정기획수석(48),김병국 외교안보수석(49),박미석 사회정책수석(50),이동관 대변인(51),박재완 정무수석(53) 등의 순이다.

청와대 수석들이 이처럼 40,50대로 채워진 것은 중량감보다는 실무 능력을 우선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이 당선인 측은 설명하고 있다.당초 이 당선인 측은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춰질 경우에 대비해 청와대 수석들을 부처 장관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비중있는 인물로 채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최근 정부조직법 개정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인선 기조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형 수석들이 대거 발탁됨에 따라 청와대 비서진의 위상과 역할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이전 정부와 비교할 때 내각에 대한 간섭이나 대국민 접촉면이 대폭 축소되는 대신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순수 보좌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 전성시대

이종찬 수석과 이동관 대변인을 제외한 수석 전원이 교수 출신이다.'교수 전성시대'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곽승준 김병국 수석이 각각 고려대 경제학과와 정치학과에서 현역 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김중수 수석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거쳐 현재 한림대 총장을 맡고 있다.박미석 수석 또한 현역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부 교수다.박재완 수석과 이주호 수석 역시 각각 성균관대와 KDI에서 교수를 하다 국회의원에 입문했다.앞서 대통령실장으로 발탁된 유우익 내정자 역시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출신이다.

청와대 비서진이 교수 일색으로 꾸며진 것은 '민간 전문가'를 선호하는 이 당선인의 평소 취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또 대선을 전후해 행정 관료들과는 교분이 거의 없었던 반면 교수 출신들과는 곳곳에서 함께했던 까닭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곽승준 박재완 김병국 김중수 이주호 수석 등 무려 5명이 학부나 박사과정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특징이다.

◆호남.충청인사 없어

호남과 충청 출신이 한 명도 발탁되지 않았다.수석들의 출신 지역은 서울 3명(김병국 박미석 이동관),경남 2명(이종찬 박재완),대구.경북 2명(곽승준 이주호),함흥 1명(김중수)이다.과거 정부에서 '구색맞추기'로라도 호남 또는 영남 인사를 끼워넣었던 것을 고려할 때 파격에 가깝다.철저히 실무 중심으로만 인선한 결과라는 것이 이 당선인 측의 설명이지만 뒤끝은 개운치 않아 보인다.당장 조만간 있을 내각 인선에서 지역 안배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이와 관련,"내각 인선에서는 지역 안배를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이준혁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