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주름살 제거 등 피부 미용에 널리 쓰이는 보톡스(Botox)와 그 경쟁 제품인 미오블록이 심한 경우 목숨까지 앗아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FDA는 9일 "보톡스를 주사한 곳이 아닌 다른 부위에까지 근육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부작용이 보고됐다"며 "심한 경우 보톡스를 맞고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치명적 부작용은 뇌성마비에 걸린 어린이들의 다리 경련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톡스를 주사했을 때 발생했다고 FDA는 전했다.러셀 카츠 FDA 신경의학제품분과장은 "경련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리에 보톡스를 주사했지만 보톡스의 독이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쳐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보톡스를 맞고 나서 호흡곤란이 일어나지 않는지 환자와 의사들이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톡스는 신경ㆍ근육 질환 치료와 주름 제거 등에 쓰이는 주사제.보통 상한 통조림에서 생기는 독성 바이러스에서 나오는 보툴리눔 독을 정제해 만든다.보톡스를 근육에 주사하면 근육신경이 마비되는 효과가 있어 그동안 뇌성마비 어린이에게 보톡스를 주사해 걸음걸이를 자연스럽게 하는 치료가 시행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보톡스는 뇌성마비 환자의 근육 치료나 목 근육 치료,안면 근육 경직 치료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미용 분야에서도 주름살 제거,피부 노화 방지 등에 많이 쓰이고 있다.최근 외모 가꾸기 열풍으로 노화 방지 의료가 유행을 타면서 보톡스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FDA는 아직까지는 주름살 제거 등 미용 목적으로 보톡스 주사를 맞은 환자 중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지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FDA는 이와 관련,보톡스 시술을 중지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재조사를 마친 뒤 규제 강도를 정할 방침이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지난달 FDA에 "최근 10년간 FDA에 보고된 180건의 보톡스 관련 심각한 부작용 사례 중 16건이 사망 사고"라며 "보톡스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만큼 경고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