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첫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으로 내정된 김중수 한림대 총장(61)은 거시.금융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면서 풍부한 정책 경험까지 겸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김 총장은 1973년 대학 졸업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해 연구위원,선임연구위원,연구조정실장을 거쳐 원장까지 지낸 정통 KDI맨.대학 전공은 거시경제였지만 연구원에서 금융 복지 노동 교육 등 각 분야를 섭렵했다.그는 이런 연구 결과를 들고 정부로 들어가 경제정책을 다룬 경험이 있다.

문민정부 초기엔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을 지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준비사무소장을 맡아 우리나라의 OECD 가입에 크게 기여했다.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초대 OECD 담당 공사를 맡았고,문민정부 말기인 1997년에는 경제부총리 특별보좌관과 조세연구원장 등을 지냈다.참여정부 들어서는 KDI 원장으로 발탁,3년간 국책연구소를 이끌면서 대통령직속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원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주호영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경제학자로서의 이론적 무장과 함께 역대 정부에서 주요 정책에 참여한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학문적 성향도 MB정부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김 총장은 평소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방과 경쟁'을 강조하면서도,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등 '합리적 시장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10일 경제수석 내정 자리에서도 "경제살리기는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시대적 소명이다.경제를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선진 경제를 만들고 이런 과정에서 약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성장의 결실이 소외계층에까지 골고루 돌아가게 한다는 '신(新)발전체계'를 청와대에서 다듬고,이의 집행과정을 조율할 적임자라는 게 인수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총장은'워커 홀릭'으로 유명하다.KDI 원장 재직 시 토,일요일 없이 출근해 각종 보고 문건 외에 국제기구 발간 보고서까지 모두 챙겨 읽는 등 엄청난 다독(多讀)과 근면으로 악명(?)을 떨쳤다.바둑 당구 테니스 탁구 등 취미활동도 일가를 이룰 때까지 골몰한다는 게 지인들의 평가다.2001년 시작한 골프는 평균타수 80대 초반 실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경기고 동기동창이다.부인 황주혜씨(57)와의 사이에 1녀를 두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