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어릴 적에 약 숟가락을 거부하다가 "안 먹으면 주사 놓는다"는 엄포에 겁이 나 약을 삼킨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주사의 뾰족한 바늘은 공포의 상징처럼 인식돼 왔다.그러나 주사제는 혈관으로 바로 흡수돼 가장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주사를 통해서만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 적잖다.

이런 주사제가 최근에는 변신을 거듭해 휴대가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한 펜형으로 출시되고 있다.

당뇨병 치료에서 펜형 인슐린은 이미 일반화된 방법이다.하루에 수차례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들은 수년 전만 해도 바이얼 병에 담긴 인슐린을 일일이 주사기에 옮겨 담아 투여해야 했다.

정확한 용량을 투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슐린 주사방법이 번거로워 지속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환자들의 치료에 지장이 되기 십상이었다.

덴마크의 다국적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는 인슐린을 미리 충전한 펜(pen) 타입의 주사제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용량을 조절할 때 들리는 소리로 주입되는 단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주입 버튼 부분의 돌기를 다르게 디자인해 시력이 나쁜 환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노보노디스크가 지난해 출시한 펜형 인슐린 '레버미어(인슐린 디터머)' 플렉스펜은 기존 하루에 2회 투여해야 하는 기저인슐린(하루 종일 생체리듬에 맞게 채내에서 기초적으로 분비되는 인슐린) 공급을 하루 한번 주사로 충족하도록 개량한 제품이다.

당초 인슐린 주사제로 개발되었던 펜형 치료제는 투약의 간편함이 혁신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골다공증 등 장기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환으로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시판된 한국릴리의 골다공증 치료제 '포스테오'는 환자가 피하지방에 자가 주사하는 펜형 주사제다.

기존에는 골다공증 치료제로 경구용 약물이나 바이얼 병에서 약물을 뽑아 쓰는 주사제를 사용했지만 포스테오 주사제가 출시되면서 약물의 효능 못지 않게 형태도 중요시되는 트렌드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한국애보트가 펜형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 펜'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손 관절의 통증 및 변형이 심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손쉽게 주사기를 잡고 자가 주사할 수 있도록 원터치 클릭 방식을 취하고 있어 펜형 주사제의 편리함과 스타일을 십분 활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