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4·9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 4명 중 1명이 기업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헌정 사상 최초로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이 지난 5일 공천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173명의 신청자 중 그룹 오너나 CEO,임원 등 기업 출신은 24%인 280여명에 달했다.

대표적인 기업인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친동생인 김호연 빙그레그룹 회장(53ㆍ충남 천안을),주진우 사조그룹 회장(58ㆍ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김세연 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35ㆍ부산 금정),이학봉 화신폴리텍 대표이사(59ㆍ서울 중구) 등이다.

김호연 회장이 공천 신청을 한 곳은 선친의 고향이다.주진우 회장은 지난해 경선 기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지원한 재선 의원 출신이기도 하다.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대표는 이 당선인의 대표공약인 한반도대운하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박승환 현 의원과 맞붙는다.이학봉 대표는 이 당선인의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서울 중구 대표를 맡고 있다.이외 기업 출신은 대부분 중소업체 대표나 기업 임원 출신들이다.경기 하남에는 백기승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공보대변인(50)이 도전장을 냈다.

공천자 중에서 순수한 정치인은 290여명이었다.교수 출신도 90명을 웃돌아 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여성 신청자는 모두 49명으로 3.4%에 불과했다.

2세 정치인들도 적지 않았다.최형우 전 의원의 차남인 최제완씨는 부산 연제에서 김희정 현 의원과 경쟁한다.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김성동씨는 서울 관악을,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아들 박재우씨는 부산 사하갑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다.장성만 전 국회 부의장의 아들인 장제원씨의 경우 부산 사상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을 포함한 한나라당의 공천 경쟁률은 평균 4.82 대 1(전체 지역구 243개)로 2002년 17대 총선의 3.1 대 1보다 훨씬 높다.지난해 대선 승리의 여세에 힘입어 '공천=당선'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지역구 중에서는 서울 은평갑에 가장 많은 16명이 몰렸다.반면 전남 무안ㆍ신안에는 1명도 신청하지 않았다.시·도별로는 경남이 6.7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