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1일 IPTV 도입에 따른 이익을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와 콘텐츠사업자가 어부지리로 취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냈다.

구창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IPTV 도입의 중기적 함의는 네트워크 서비스 통합 가속화로, 서비스 추가의 한계비용이 낮고, 동일한 인터넷 가입자를 기반으로 추가 마케팅 비용이 낮아 통합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문제는 차별화 요인이 부재한 산업 특성상 치열한 마케팅 및 가격 경쟁 양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IPTV 보급속도와 무관하게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네트워크 기술 진보가 주는 자유를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와 기타 사업자가 향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규제 방향도 사업자에 비우호적이라고 봤다. 최근 정부 규제 방향이 경쟁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후생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 이는 가격 인하 또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어져 산업 수익성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경쟁의 최종 승자는 양질의 서비스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받는 소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지난 2005년 9월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진입 이후 초고속인터넷 선두업체들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시사하듯이, 선두업체들의 전략적 선택 대안이 많지 않고, M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포함한 후발업체의 경쟁력도 그리 약하지 않으며 VoIP(인터넷전화) 시장이 PSTN(유선전화)의 고수익성을 잠식함을 고려하면, TPS(세 가지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Triple Play Service) 시장에서의 전략 선택 여지는 초고속인터넷에서보다 더 열악하다고 보고 있다.

CATV SO(유선방송사업자)의 가입자당 가치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CATV SO의 유일한 전략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HD 전환으로 고객의 IPTV 전환비용을 높이고 우월한 원가구조로 TPS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인데, 공격적 마케팅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가입자당 가치가 44만원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VOD(주문형 비디오) 등에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열악한 브랜드 경쟁력, 부재한 서비스 마인드를 짧은 시간 내 개선하지 못하면 장기 생존도 불투명하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콘텐츠사업자에게는 큰 기회가 된다고 봤다. 네트워크 사업자간 경쟁 속에서 콘텐츠가 유일한 차별화 원천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콘텐츠를 보유한 SBS는 광고규제 완화 및 콘텐츠 재수익화의 기회를 동시에 향유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7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온미디어는 중기적으로 M&A 가치가 커지는 시점이라는 의견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