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정 숙 < 포커스리서치 대표 jschoi@frc.co.kr >

선진국일수록 서비스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더 크다.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의 80% 정도를 서비스업이 차지하고 있고,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도 대부분 그 비중이 70%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 서비스업 비중은 2006년 기준 GDP의 57%,고용의 66%에 불과하다.이 비율도 제조업의 2~3배 규모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에는 삼성전자,포스코 같은 세계 일류 기업들이 있지만 서비스업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없다.

지식서비스 업체의 국내외 대표 주자를 비교해 보자.국내 컨설팅 회사인 네모파트너즈의 컨설턴트는 180명인 반면,액센추어의 컨설턴트는 9만명(391배)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인 삼성SDS의 매출이 25억달러이고 직원 수가 약 8100명인 반면,미국 EDS의 매출은 217억달러(9배),직원 수는 13만7000명(17배)이다.

영업이익이 매출의 30%나 되는 기술기반 제조업을 하는 어느 사장님 말씀이,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제조업종의 경우 현재는 이익을 내고 있지만 중국이 너무 빨리 따라오고 있어 3년 후를 기약하기 어렵다고 한다.우리나라 지식서비스 산업의 현주소는 어떤가.

한마디로 생산성은 낮고 경쟁력은 취약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업종을 분석해보면 IT나 제조 관련 업종이 3분의 1이고,이들을 지원 육성할 수 있는 금융,유통,마케팅,컨설팅,디자인 등 지식서비스 업종이 3분의 2라고 한다.실리콘밸리의 IT나 제조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이들의 경쟁력 제고를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지식서비스 산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왜 지식서비스 산업에서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탄생하지 못했을까.

그동안 우리나라는 금융,의료,교육,디자인,컨설팅 등 지식서비스 분야의 산업 육성이 미흡했다.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아직도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정부 지원도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예를 들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서류 양식은 대부분 제조업 중심으로 돼 있어 지식서비스 산업 종사자가 지원받으려면 서류 작성부터 난감해진다.

제조업 경쟁력 제고에 직접 기여할 수 있고,고급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면서,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서비스 산업이 발전하려면 개방과 경쟁이 필요하다.

또 지식서비스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집중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