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씨앗 로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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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서스의 '인구론'(1798년)에 따르면 인류는 진작 멸망했어야 했다.
그렇게 되지 않은 데는 질소를 이용한 암모니아 합성법 발명에 따른 비료의 대량생산 및 종자 개량 덕이 컸다.
단위면적당 보다 많은 수확이 가능해진,이른바 녹색혁명으로 쌀과 밀 등 곡류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식량 문제는 다시금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떠올랐다.
같은 땅에서 어떻게든 소출을 늘리려는 시도는 새로운 품종 개발로 이어졌고 이는 생산량 위주의 단일품종 경작을 불렀다.
결국 세계 식량의 90%가 불과 15종의 작물에서 생산된다는 마당이다.
문제는 이들 신품종이 미국 등 일부 선진국 소유라는 사실이다.
종자가 일부 신품종으로 단일화되다 보니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선 종자를 수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국제식물 신품종 보호동맹(UPOV)' 규정에 의해 연구개발비,곧 로열티도 물어야 한다.
생산성에만 신경쓰다 엄청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 셈이다.
우리만 해도 올해 씨앗 로열티만 160억원 이상 지불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이미 내고 있는 장미와 카네이션 등의 로열티에 뉴질랜드산 '제스프리' 키위사용료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더 늘어나 2010년이면 일본에 지불할 딸기 종자 사용료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신품종을 개발하지 못하면 죽자고 농사지어 선진국 좋은 일만 시킨다는 얘기다.
로열티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몇몇 품종에 의존하다 보면 갑작스런 면역력 약화로 언제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른다.
외국산 품종의 경우 겉보기엔 튼튼한 동아줄 같지만 속은 위태로운 헌 동아줄일 수 있다.
이런 위험을 막고 식량주권을 지키자면 무엇보다 다양한 토종과 자생종을 확보,보존하고 활용해 품질 좋고 생산성 높은 한국산 신품종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30년 뒤엔 꼼짝없이 종자 수입국으로 전락,외국 종자회사에 휘둘리면서 헛농사를 지을 판이다.
종자주권 없이 식량주권은 없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그렇게 되지 않은 데는 질소를 이용한 암모니아 합성법 발명에 따른 비료의 대량생산 및 종자 개량 덕이 컸다.
단위면적당 보다 많은 수확이 가능해진,이른바 녹색혁명으로 쌀과 밀 등 곡류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식량 문제는 다시금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떠올랐다.
같은 땅에서 어떻게든 소출을 늘리려는 시도는 새로운 품종 개발로 이어졌고 이는 생산량 위주의 단일품종 경작을 불렀다.
결국 세계 식량의 90%가 불과 15종의 작물에서 생산된다는 마당이다.
문제는 이들 신품종이 미국 등 일부 선진국 소유라는 사실이다.
종자가 일부 신품종으로 단일화되다 보니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선 종자를 수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국제식물 신품종 보호동맹(UPOV)' 규정에 의해 연구개발비,곧 로열티도 물어야 한다.
생산성에만 신경쓰다 엄청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 셈이다.
우리만 해도 올해 씨앗 로열티만 160억원 이상 지불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이미 내고 있는 장미와 카네이션 등의 로열티에 뉴질랜드산 '제스프리' 키위사용료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더 늘어나 2010년이면 일본에 지불할 딸기 종자 사용료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신품종을 개발하지 못하면 죽자고 농사지어 선진국 좋은 일만 시킨다는 얘기다.
로열티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몇몇 품종에 의존하다 보면 갑작스런 면역력 약화로 언제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른다.
외국산 품종의 경우 겉보기엔 튼튼한 동아줄 같지만 속은 위태로운 헌 동아줄일 수 있다.
이런 위험을 막고 식량주권을 지키자면 무엇보다 다양한 토종과 자생종을 확보,보존하고 활용해 품질 좋고 생산성 높은 한국산 신품종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30년 뒤엔 꼼짝없이 종자 수입국으로 전락,외국 종자회사에 휘둘리면서 헛농사를 지을 판이다.
종자주권 없이 식량주권은 없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