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가 넘는 소방차가 출동하고도 숭례문 전소와 붕괴를 막지 못하자 온ㆍ오프라인의 시민들은 당국의 무능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특히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은 "탄 채로 놔둬라""내 몸이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불타는 소리가 사람울음처럼 들렸다"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자꾸그르지마라'를 쓰는 네티즌은 "어제 뉴스를 보신 할머니께서 '내 몸이 타들어가는 기분'이라고 하셔서 같이 울었다"고 적었다.

'warez'란 네티즌은 "밤에 뉴스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파 카메라를 메고 직접 숭례문에 다녀왔다"며 "숭례문의 불타는 소리가 사람들의 울음소리같이 들렸다"고 전했다.

아이디 'nowsome'은 "임진왜란과 6ㆍ25 때도 굳건하게 버틴 숭례문인데 불 하나 못 끄고 허둥대는 정부가 부끄럽다"고 질타했다.

아이디 '캡'은 "또 태울 숭례문 복원은 무슨 복원,그냥 탄 채로 놔둬라"며 당국의 무능을 비꼬았다.

이와 반대로 아이디 'commi'는 정부가 조속히 복원시키겠다고 하는 뉴스에 댓글로 "이음새 하나가 천년을 결정하는 법"이라며 "몇백년 걸려도 좋으니 천천히 제대로 좀 복원시켜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you said는' "오늘같은 날 조기를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고,아이디 '새천년은어떤년'은 "연소될 때의 하얀 연기가 숭례문의 넋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우리가 못 지켜서 가버린 것 같다"고 썼다.

일반 시민들도 숭례문과 함께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며 애통해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마수일씨(44)는 "뉴스를 통해 상황을 계속 지켜봤는데 그렇게 많은 소방차가 출동했는 데도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자존심이 많이 상하고 외국인에게 부끄럽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찬열씨(35)는 "지난 밤 일찍 잠자리에 들어 화재 사실을 몰랐는데 아침 출근 때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며 "마치 우리 집에 불이 난 것처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호기/김정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