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제보 한몫 … 경찰, 이번주중 현장검증

어떻게 검거했나

국보 1호 숭례문 방화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하루 만에 전격 검거된 것은 목격자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함께 동종 전과라는 '꼬리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남현우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12일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통해 "경찰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동종 전과자를 대상으로 용의자를 3명으로 압축한 결과 2명은 현재 복역 중이었고,행적이 묘연한 채씨를 바로 유력 용의선상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2년 전,미리 준비한 휴대용 부탄가스통과 신문지를 이용해 창경궁 문정전 왼쪽 문을 태웠던 채씨의 범행 수법도 이번 사건과 비슷해 경찰은 심중을 굳히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경찰은 지난 11일 오후 강화도 하점면 장정리 소재 채씨의 집을 조사하던 중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다리와 가방,의류(회색체크무늬 점퍼,검은색 하의 등),시너 1병(약 6ℓ),시너 냄새가 나는 장갑 등을 발견했다.경찰은 증거물이 여러 목격자의 진술과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신했다.

경찰은 또 범행 후 아들 채모씨(44세)를 만나 범행사실을 고백했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아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범인을 확정했다.

경찰은 오후 7시40분께 마을회관 앞 길에서 채씨를 만나 우선 임의동행한 뒤 당일 행적 등을 집중 추궁,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8시15분께 긴급체포한 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압송했다.

한편 경찰은 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번 주 중으로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또 채씨의 집에서 압수한 증거물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이호기/이재철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