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의 자산부실로 신용위기는 당분간 악화될 소지가 크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11일 "채무불이행이나 부도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포트폴리오의 가치산정에 '중대한 결점'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사이 CDS 포트폴리오 가치평가에서 48억8000만달러가 줄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지난해 12월 회사가 제시했던 추정 손실(11억5000만달러)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이로 인해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AIG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을 경고했고 AIG 주가는 11.7% 폭락했다.

신용경색이 장기화되면서 '레버리지 론'도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레버리지론은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인수 합병을 위해 빌려쓰는 자금으로 통상 은행들은 대출 후 다른 채권들과 묶어 자산담보부증권(CLO) 형태로 유동화한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씨티그룹 메릴린치 JP모건체이스 등 3개 은행이 유동화하지 못한 레버리지론 148억달러 가운데 39억달러를 상각(손실처리)해야 할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신용 경색 탓에 대출 채권을 한데 묶어 유동화하는 CLO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이 부실을 줄이기 위해 레버리지론의 투매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레버리지론 기준 지표의 하나인 마켓LCDX 지수가 지난해 10월 산정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90.8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UBS와 와코비은행 등이 모두 7억달러 상당의 레버리지론을 매각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