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 급락을 반영하듯 11일 코스피 지수는 3%대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신용경색 위기에서 촉발된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용경색 위기가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듯한 시그널들이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최근 잦아드는 듯 했던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12일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날 보란듯이 6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면서 "이로써 연휴 직전 보여줬던 이틀간의 순매수는 시각 전환이 아닌 단기 반등을 의식한 대차거래 해소 성격의 매수였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오는 14일 옵션만기를 앞둔 가운데 수급 공백을 겨냥한 프로그램 매도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관건은 외국인들의 선물 매매라고 판단했다.

현재 외국인들의 누적 선물 순매도 규모는 1만7000계약으로, 이 물량이 프로그램 매도로 출회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베이시스가 1.0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

김 연구원은 "전날 유입된 기관의 비차익매수가 지속될지의 여부와 함께 외국인들의 선물 매매 동향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도 일부 업종들은 순매수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1589포인트에서 저점을 확인하고 7% 가까이 반등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전기전자와 철강금속, 음식료, 종이목재, 전기가스, 통신업종을 순매수했다.

이 증권사 홍순표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전기가스나 음식료, 통신 등을 사고 있다는 것은 국내 증시에서 미국의 경기하강 리스크가 지속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나 철강 등에 대한 비중확대는 그 동안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감이 낮아진 업종들에 대한 바겐헌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연구원은 "향후 공개될 주요 경제지표들이 미국의 경기하강 리스크를 재차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면서 "이를 상쇄할 정도로 강력한 내부 모멘텀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국내 증시가 보여줬던 주가 복원력의 재현 가능성을 기대하기 보다는 美 경기하강 리스크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전기가스와 통신 등 경기방어업종 중심의 대응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